경찰, '깡통어음 유통사건' 한화투자·이베스트증권 압수수색
[서울파이낸스 증권부] 1600억원대 ‘중국 기업어음 부도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증권사 2곳과 신용평가사 2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0일 오전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나이스신용평가, 서울신용평가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그간 경찰은 증권사 직원이 중국 기업에서 뒷돈을 받아 국내에 일명 '깡통 어음'을 유통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지난해 직원 개인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과 달리 이번에는 회사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한화투자증권 직원 A씨와 이베스트투자증권직원 B씨는 지난 2017년 5월 금정제십이차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이 지급 보증한 CERCG캐피탈의 1억5000만 달러 규모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1645억원을 발행하면서 뒷돈 52만5000 달러(약 6억원)를 받아 나눠 가진혐의를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의 역외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이 지난해 발행한 1646억원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당시 해당 ABCP에 A2(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이어 현대차증권(500억원)과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 5개 증권사가 ABCP를 매입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이 ABCP를 매입한지 불과 사흘만인 지난해 11월 CERCG캐피탈은 어음 만기 기간이 다가오도록 원리금을 갚지 못했고 결국 부도 처리됐다.
피해를 본 현대차증권은 두 증권사 실무자에게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한화투자증권직원 A씨와 이베스트투자증권 B씨는 CERCG로부터 5억6000여 만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로 올해 7월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