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컨설팅' 의혹 라연·가온, 4년연속 ★셋
2020 스타 레벨레이션 열어 식당 명단 발표···선정 과정에 브로커 개입 주장 "사실 아니다"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서울신라호텔의 '라연'(한식)과 광주요그룹의 '가온'(한식)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로부터 4년 연속 별 세 개를 받았다. 14일 미쉐린코리아는 서울 광진구 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스타 레벨레이션'을 열어, 식당 명단을 발표했다. 돈 받고 별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세계 최고 권위 레스토랑 평가·안내서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의 타이어 브랜드에서 1900년 자동차 여행자들을 위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올해 네 번째로 출간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는 179곳이 소개됐다. 지난해 191곳에서 12곳이 줄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은 라연과 가온을 별 세 개로 뽑았다. 미쉐린 가이드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뜻한다.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은 별 두 개, '요리가 훌륭한 식당'은 별 한 개를 준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을 통해 별 두 개를 받은 식당은 '모수', '임프레션' 등 7곳이다. 별 한 개 식당은 22곳이 이름을 올렸다. '떼레노', '오프레', '온지음', '에빗', '보트르 메종', '묘미', '피에르 가니에르' 등 7곳은 새로 뽑혔다.
미쉐린코리아는 지난 7일 '빕 구르망' 명단을 먼저 공개했다. 올해 빕 구르망 식당은 '소이연남마오', '어메이징타이', '정육면체', '현우동' 등 60곳이 선정됐다. 지난해엔 61곳이었는데, 6곳이 빠지고 4곳이 추가됐다. 빕 구르망은 별 수준이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가리킨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은 식당 선정 방법에 대한 의혹을 사고 있다. KBS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발간을 앞두고, 일부 식당이 별을 받는 과정에 브로커가 손을 썼다는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이날 행사에서 "보편적인 기준과 더불어 뿌리 깊은 독립성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해왔다. 평가원 이외에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별을 수여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결코 한 사람 결정이 아니다"라면서 "미쉐린 가이드를 신뢰하는 고객에게 빚지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윤경숙 '윤가명가' 대표에 의해 불거진 '컨설팅 논란'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윤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 심사위원이 누군지 밝히지 않는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의 레스토랑을 점검하고 심사해 별을 준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사전에 조사 시기 등을 조율하고 일정 등을 미리 알려주는 컨설팅이 횡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어니스트 싱어란 인물에게 컨설팅 제의를 받았다며 연간 5000만원에 별을 준다고 꼬집었다.
윤 대표는 가연과 라온도 컨설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온을 운영하는 광주요그룹의 조태권 회장은 지난해까지 컨설팅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라연을 운영하는 신라호텔 퇴직 임원도 컨설팅 받은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 관계자는 "어니스트 싱어란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지난해 브로커에 대한 의혹이 일어 자체 조사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뿔레넥 디렉터도 "비밀조사 방식을 지키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