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실탄 장전' 우리금융, 보험 먼저? 증권 먼저?
알짜 푸르덴셜생명 매물 등장···손태승 "증권사 인수계획 변함 없어"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최근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유력 인수자로 꼽히는 우리금융지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금융은 보험보다는 증권사 인수에 좀 더 의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정하고 푸르덴셜생명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즉각 우리금융이 유력 인수자로 떠올랐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금융지주체제로 전환하고,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했다. 지난 5월에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함께 롯데카드의 지분을 매입했다.
특히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해 1조9500억원 규모의 자금도 확보해 둔 상태다. 내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적용을 승인받으면 우리금융의 M&A 실탄은 크게 증가한다.
푸르덴셜생명의 현재 몸값이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그리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우리금융의 인수 의사다. 우리금융은 3분기 기준 우리은행이 자산의 90%를 차지한다. 비은행 부문중에서도 자산운용이나 증권사 등을 노리는 것도 은행의 수신 기능을 활용해 수익 사업을 다양화하려는 의도다.
보험사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수신 기능을 가진 금융업이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보험사는 그룹의 몸집을 키우는 것 외에는 그다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다.
특히 IFRS17 등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인수 자금 외에 추가적인 자본확충 등이 필요한데다 저금리·시장포화 등 각종 부정적인 이슈들이 쌓여있다는 점도 인수를 미루게 되는 요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주 출범 당시 "증권은 올해 인수 못하면 공동으로 지분 투자하는 등 방법을 찾을 것"이라면서도 보험업에 대해서는 " 당분간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손 회장은 이날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조찬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주 출범 당시 언급했던 M&A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푸르덴셜생명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