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회장 고배' 서재익 하나금투 전무 "3년 뒤 재출사표"
"결과에 이의제기 생각 없지만 결격 사유 여전히 궁금" "'유리천장' 조금이나마 깬 것 같아 고무적···6대에 도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비(非) CEO 출신'으로 금융투자협회장 자리에 도전한 서재익 하나금융투자 전무가 최종 후보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금투업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로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서 전무는 향후 다시 출사표를 던질 계획을 내비쳤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제5대 금투협회장 후보 4인에 대한 서류심사 면접을 거쳐 지난 8일 서 전무를 탈락시켰다. 이로써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과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이 협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친다.
서 전무는 최근 기자와 만나 "후추위 면접에서 보수적 금융투자업계·협회가 변화해야 할 당위성과 협회장으로 다할 소임과 포부에 대해 가감없이 피력했다"면서 "그럼에도 뜻을 이루지 못하게 돼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탈락 결과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협회장 선거 과정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 전무는 "최종 후보에 떨어진 이유를 문의하니 '이전부터 비공개가 원칙이었다'는 형식적 답변만 돌아왔다"면서 "모호한 협회장 지원 자격만 두고 정작 탈락 사유를 함구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락에 대한 이의 제기할 생각은 없지만, 결격 사유를 알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추후 도전하는 이들에게 조언이라도 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금투협회장 최종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번 도전이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서 전무는 "'영업전무가 협회장 자리까지 오르려느냐'는 등 항간의 의구심과 비아냥이 있었지만, 반대로 '관료나 CEO가 아닌 인물도 도전할 수 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면서 "이는 단단한 카르텔로 형성된 '유리천장'을 조금이나마 열어뒀다는 점에서 스스로 고무적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이에 자신이 목표로 했던 차기 협회장 자리는 금투업계 발전을 위해 힘써줄 인물이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협회장은 현재 산적해 있는 자본시장 혁신 과제를 해결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는 주체"라며 "회원사들의 목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여 상생했으면 하는 마음은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분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 정회원은 296개사에 달하는데 대형사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진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보수적 금투업계에 변화와 쇄신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 이 역시 차기 회장이 앞장서줬으면 한다"고 했다.
서 전무는 협회장 후보 선정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다음번 선거에 다시 도전할 뜻을 밝혔다.
그는 "3년 뒤 6대 협회장에 출마하려는 마음은 이미 굳혔다"면서 "행여 3년 뒤 하나금융투자에 적(跡)을 두지 않은 상태라면 자산운용사를 설립해서라도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당선된 협회장님이 임기 내 훌륭한 공을 세우면 이를 이어받아 자본시장과 금투업계 발전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투협 후추위는 오는 20일 임시 회원사 총회를 열고 협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회사·부동산회사 등 정회원사 296개사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회장으로 당선된다. 금투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