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TV홈쇼핑 매출 효자 '패션PB'
GS·CJ·롯데·현대, 인기상품 상위권 휩쓸어···고가 아니면 가성비 '소비양극화' 뚜렷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올 한해 TV홈쇼핑 매출은 자체 패션 브랜드가 이끌었다. 특히 고가 상품이 아니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16일 홈쇼핑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지에스홈쇼핑(GS샵)은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TV홈쇼핑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히트상품 상위 10개 중 7개가 의류였다.
GS샵에선 단독 패션 브랜드 'SJ와니'가 2년 연속 히트상품 1위에 올랐다. 이 브랜드는 2012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주문액이 5446억원, 주문자 수도 154만명에 달했다. 이 외에도 '라삐아프', '모르간', '쏘울' 등 단독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씨제이 이엔엠(CJ ENM) 오쇼핑부문은 올해(1월 1일~12월 12일) TV홈쇼핑 히트상품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중 8개가 단독 패션 브랜드로 초강세를 보였다.
1위는 '엣지(A+G)'로 전년보다 28% 증가한 165만 세트가 판매돼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판초 니트 풀오버와 셋업 슈트, 테이베어 코트, 스니커즈 등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CJ ENM 오쇼핑부문에 따르면, 엣지는 올해 누적 주문금액 18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지춘희 디자이너와 손잡고 선보인 '지스튜디오'도 5계단 상승한 2위를 기록했고, VW베라왕, 셀렙샵에디션, 지오송지오, 카라 라거펠트 파리스 등의 단독 브랜드도 히트상품에 꼽힌다.
CJ ENM 오쇼핑부문 관계자는 "국내외 최정상 디자이너와 협업, 소재 차별화 등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단독 패션 브랜드들이 선두를 달리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새롭게 출시한 브랜드도 눈에 띄게 성장한 해였다"고 짚었다.
롯데홈쇼핑도 올해 주문 수량을 기준으로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라우렐, 엘비엘(LBL) 등 단독 브랜드가 80%를 차지했다. 또 100만원대 이상 고가 상품 주문 건수가 작년보다 2배 이상 치솟았다. 특히 가성비 높은 상품과 초고가 상품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히트상품 1위는 올해 2월 단독 출시한 라우렐로, 한 달 만에 주문금액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까지 82만 2100세트가 판매됐다. 2위에 오른 자체 패션 브랜드 LBL의 300만원대 롱코트는 1시간 동안 30억원 매출을 거뒀다. 조르쥬 레쉬, 쿠즈텡, 다니엘 에스떼 등 단독 브랜드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일인당 평균 구매 단가는 21만원으로 지난해 17만원에서 21% 치솟았다. 이용 고객 연령대는 45~54세가 36%로 가장 높았고, 55세 이상(30%), 35~44세(23%), 20~34세(11%) 순이었다. 모바일 주문 비중은 38%로 2015년(23%)보다 크게 늘었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은 "고품질,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프리미엄 단독 브랜드들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도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단독 브랜드 '제이 비와이(J BY)'가 작년에 이어 1위에 차지했다. J BY는 현대홈쇼핑이 지난 2016년 하반기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로 누적 매출이 24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외에도 현대홈쇼핑이 단독 콘텐츠 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출시한 디자이너 브랜드 '에이앤디(A&D)'는 출시 1년 만에 인기 브랜드 3위에 올랐고, '밀라노스토리', '라씨엔토' 등 자체 브랜드가 각각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종선 현대홈쇼핑 영업전략담당(상무)는 "프리미엄 및 자체 콘텐츠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규 상품 개발 및 특화 프로그램 콘텐츠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