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③] 10대 건설사 올해 수주액 전년比 20% '뚝'

포스코건설·현대건설 호조···공급 부족 가격상승 우려

2019-12-19     나민수 기자
서울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올해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연이어 쏟아내면서 10대 건설사들의 수주액도 눈에 띄게 급감했다. 업계는 정비수주 환경이 악화되고 현장 물량이 감소하면서 3, 4년 후 공급급감에 따른 집값 상승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올해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총액은 11조930억원으로 지난해 13조6145억원보다 2조5215억원(19%)이 급감했다. 연말까지 남아 있는 사업지는 대부분 중소건설사간 경쟁지이거나 내년으로 연기된 상태라 10대 건설사들의 올해 수주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대형건설사 중 올해 정비사업 수주 1위를 두고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현재 수주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포스코건설로 △1월 대구 중리지구 재건축(3168억원) △4월 서울 잠원훼미리 리모델링(1114억원) △11월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8477억원) △12월 경기 영인 초입마을 아파트 리모델링(4000억원) 등 11곳, 약 2조7650억원의 수주액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1조3348억원에 비해 107% 늘어난 것으로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수주액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에 정비사업 순위도 지난해 6위에서 1위로 크게 뛰어 올랐다.

현대건설은 △1월 경기 과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2759억원) △3월 서울 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 주택재건축(1171억원) △6월 인천 동구 화수화평구역 재개발(5541억원) △12월 대구 신암9구역 재개발(2400억원) 등 8곳, 약 2조3400억원을 기록하며 그 뒤를 바짝 쫒고 있다. 

GS건설은 △12월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7500억원) △12월 대구 중동희망지구 재건축(2503억원) 등  5곳 약 1조710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으며 롯데건설은 △12월 대전 태평동5구역 재건축(4800억원) 등 1조1400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2조2061억원으로 수주액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던 대림산업은 올해 5곳, 약 9300억원을 수주하며 체면을 구겼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2조383억원의 수주를 달성하며 수주 랭킹 2위를 차지한 바 있지만, 올해는 5곳, 8370억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대우건설의 경우 서울 장위6구역 재개발(3232억원) 등 4곳, 7900억원을 수주하며 지난해(5259억원)보다 50% 상승했다. 이밖에 호반건설은 3364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은 2746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비사업 수주가 급감한 원인은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 정책만 쏟아내 수주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안전진단 기준 강화, 인허가 심의 강화 등으로 주요 정비사업장들의 사업 추진 속도가 늦춰지면서 건설사들의 수주난도 심화된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급물량 상당수가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현재 상황에서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을 미룰 경우 3~4년 후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처럼 한정된 권역에서 대부분의 주택 공급을 정비사업에 의존하면 소비자가 선호하는 양질의 신규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수주 물량이 줄어든다고 당장 공급이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2~3년 뒤에는 공급이 심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 신규 주택의 대부분이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만큼 사업지연은 결국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