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항공업계 '비상'···25개 中노선 잇따라 중단

회복못한 일본·홍콩 노선까지···불황 지속 '전망'

2020-01-29     주진희 기자
29일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세계가 비상이 걸리자 국내 항공사들이 발원국인 중국 일부 노선을 대상으로 무기한 운휴에 돌입한다. 

아직 회복하지 못한 일본, 홍콩 수요 등의 변수도 남아있기 때문에 다가오는 1분기는 물론 올 한해도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25개에 달하는 중국 노선이 잠정 운항 중단된 상태다. 항공사들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운휴 범위를 더 확대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대한항공은 지난 23일부로 인천~우한 항공편을 즉시 중단했으며, 중국 노선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2월부터 총 3개의 중국노선을 운휴키로 했다. 대상은 인천∼구이린 ,인천∼창사, 인천∼하이커우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은 김해,무안~장자제, 무안~싼야, 인천-싼야, 난퉁, 하이커우 등 총 6개 노선의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현재 동계기간 총 12개의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중 절반을 중단하는 셈이기에 그만큼 타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1년 6개월째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 또한 바이러스 방지를 위해 제주-상하이, 시안 노선을 3월 28일까지 중단했다. 여전히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이스타항공도 청주-장자제,하이커우, 인천-장저우, 제주-상하이 노선 운항을 내달 말까지 중단키로 했다.

에어부산도 총 5개의 노선 운휴, 1개 노선 감편을 결정했다. 김해~시안, 장자제, 싼야, 하이커우와 인천~닝보 노선이 운휴 대상이 속하며, 김해~연길(옌지) 노선의 경우 주 6회에서 주 2회 운항으로 감편키로 했다. 에어서울도 인천-장자제, 린이 등 전 노선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인천-장자제 노선은 에어서울이 지난해 5월 국토부로부터 LCC 중 유일하게 배분받은 노선으로, 첫 달부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연간 14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정도의 수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의 신규취항을 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부터 맥스사태, 홍콩 시위, 환율 여러 변수로 인해 적자를 봐왔고 올해부터는 점차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모든 항공사들이 기대했을 것"이라면서 "현재 중국 의료기록에서만 집계된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추가 노선을 중단할 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기에 노출이 쉬운 승무원을 포함한 전 직원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의 대응체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년 중국노선을 이용한 여객은 총 1843만명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이는 2017년 3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급감했으나 이번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못한 우한폐렴 사태가 터지면서 일본에 이어 올해 업계 불황의 주 원인으로 꼽힐 가능성이 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만큼 중국에서 발생하는 수요가 꽤 크다. 특히 단거리를 주력으로 하는 LCC 입장에서는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며 "사스와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당시 회복하는데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렸다. 상황이 나아진다해도 무의식에서 오는 불안감을 쉽게 해소하진 못할 것 같다. 올해도 불경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항공사들은 직업상 사람들과 자주 접촉할 수 밖에 없는 운항·객실·지상직 승무원 등을 대상으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 후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더해 중국 노선을 예매한 승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없이 환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