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마스크 값···품귀현상에 정부 "사재기 엄정 대응"

2020-02-01     박지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틈타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리는 것은 물론 가격을 10배 이상 올리는 등 폭리를 취하는 얌체 판매자들이 늘자 정부가 단속에 나섰다. 

31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쇼핑몰에서 마스크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주문이 취소되는 등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선 세 개 들이 5팩에 9200원씩 팔던 어린이용 마스크가 하루만에 3팩에 8만6000원으로 올랐다. 하루 사이에 열다섯 배 넘게 폭등한 셈이다. 

소비자가 가격이 오르기 전에 주문한 내역은 판매자가 재고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다시 값을 올려 판매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에는 마스크 가격 상승·주문 취소와 관련해 지난 29일에만 소비자 상담이 40여 건을 넘게 접수됐다. 

일각에선 마스크 품귀현상 뒤에는 중간 유통업자들의 지나친 이윤추구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의 사재기까지 겹치며 마스크 값은 더욱 치솟고 있다. 

이처럼 우한폐렴 발병으로 마스크 등의 가격이 치솟자 정부가 단속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0일 오후 김용범 1차관 주재로 의약외품 시장점검 및 대응관련회의를 열어 우한폐렴 관련 물품의 매점매석과 담합을 통한 가격 인상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다음달 초까지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제정해 폭리를 취하려는 목적으로 물품을 사재기하거나 팔지 않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계획이다. 고시 적용 대상 사업자와 대상 품목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다. 

담합을 통해 마스크 등의 가격을 올리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적발될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매출액의 10%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형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도 있다. 

유통업계 역시 사재기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수요가 몰리는 일부 대형 점포에서 1인당 마스크 구매 수량을 2~10개로 제한했다. 롯데마트도 도심 대형 점포 등 수요가 많이 몰리는 매장 위주로 구매 수량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발주 수량을 제한하거나 증정품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CU는 전날부터 마스크 9개 품목에 대해 가맹점 발주 수량을 제한했다. GS25도 일부 제품 발주가 중단됐다. 

쿠팡, 티몬, 위메프, G마켓, 옥션 등 온라인쇼핑몰 업체들은 비정상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린 업체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에 나섰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중간 유통업자 폭리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감시 중"이라며 "자체 모니터링 외에도 재고가 있으면서도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의심이 드는 판매자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 접수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