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누르니 수원·용인 '훨훨'···수도권 풍선효과 확대

주간 아파트 상승폭 상위권 '싹쓸이'···수원 무순위 청약 7만명 몰려

2020-02-07     박성준 기자
경기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규제에서 빗겨간 경기 수원과 용인 등에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수원에서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는 무려 7만건에 가까운 신청자가 몰리며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다만 단기간 급등한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원과 용인은 지난 3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 상위 1~6개 지역을 모두 싹쓸이했다. 수원 권선구에서 1.23%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수원 팔달구 0.96% △수원 영통구 0.95% △용인 수지구 0.71% △수원 장안구 0.60% 용인 기흥구 0.45%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01%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강남 등 서울 초고가아파트를 겨냥한 12.16 부동산대책에 따라 서울 인근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5월 8억5000만원(22층)에 거래됐던 수원 영통구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경우 12월 12억7000만원(19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갱신했다. 약 반 년 사이에 무려 4억2000만원이 뛴 셈이다.

전문가들은 풍선효과는 물론 신분당선 연장과 수인성 개통 등 교통 호재를 안고 있는 것도 한 몫 거들었다고 설명한다. 영통구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광교 일대는 옛부터 인기가 많았던 지역으로 교통호재는 물론 규제가 적용될 때마다 되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나와있는 매물이 현재도 많지 않을 뿐더러 형성된 매매 호가 역시 13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용인시 수지구도 롯데몰·학원가가 몰려 있는 성북역 일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뛰고 있다. 성북동 '성북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은 지난 2일 11억72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인 지난해 10월 매매가가 8억5000만원(34층)인 것을 고려한다면 5개월도 채 되지 않는 새 3억원 이상 올랐다. 이 아파트 역시 층과 상관없이 현재 호가는 13~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무순위 청약에는 역대급 신청자가 몰렸다. 지난 5일 수원 팔달구 교동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미계약 잔여물량 42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무려 6만7965건이 접수됐다. 평균경쟁률은 1618대 1에 달했으며, 8가구를 모집하는 전용면적 84㎡에는 경쟁률이 5477대 1까지 치솟았다.

또한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원·용인의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각각 18.2명과 12.7명으로 역대 최다 응찰을 기록했으며, 낙찰가율 역시 지난달 각각 105.4%(7.6%↑), 96.4%(4.2%↑)로 상승했다. 높아지는 관심에 허위매물 신고도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는 용인(4753건)과 수원(2724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수원·용인이 완전한 비규제지역은 아니지만 일부 조정대상지역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전매제한이 짧다거나 조정지역이 아닌 경우 양도세·비과세 기간이 3년 보유만 하면 되는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 까다롭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 급등한 집값에는 거품이 끼어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의 상승폭은 되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1년도 채 되지 않는 단기간 내 집값 상승이 과도하게 올라간 부분이 있다"면서 "단기간 내 이렇게 상승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