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1분기 역성장 가능성···0% 금리 검토 안 해"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관련해 "상당 부분 1분기에 집중될 것이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도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고,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 점 △국내 수요와 생산 활동 위축에는 금리조정 보다 미시적 정책이 좀 더 효과적인 점 △주택 가격 등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금리동결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우려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한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금리 결정과 배경을 발표했다. 또 사전 취합된 기자들의 질의를 통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다른 감염병 사태보다도 충격이 크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당장의 실물경제 위축은 벌써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위축된 것이 소비이고, 관광산업, 음식, 숙박, 도소매 등 서비스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며 "아무래도 사태의 전개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겠으나 1분기에 충격이 상당히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조정 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기존 2.4%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각각 1.0%와 1.3%로 유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 점차 진정한다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는 '제로 금리'를 상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코로나19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기준금리 1.25%를 0%까지 인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의 일문일답]
-제로금리를 상정하고 있지 않은 지, 지난해 가을 금리인하가 경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 기준금리가 1.25%인데 0%까지 인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는데,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시장으로 원활히 파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여건의 완화를 통해 당장 숫자로 계량화하기 어렵지만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코로나19 발발로 실물경제가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가 이런 영향을 완화하는데 그 밑바탕에는 도움을 주는 여건은 마련했다고 본다.
-이번 국내 경제성장률 판단에 코로나19 영향이 어느정도 반영됐는지.
△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1%로 제시했는데, 지금 시점에서 경제전망을 볼 때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로 확산하고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전제로 해야만 전망이 가능할 텐데, 전제는 말씀드렸고 오후에 조사국장의 상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장 실물경제 위축은 벌써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과거 어느 때보다 충격이 클 것이고 그 영향이 올 1분기에 집중될 것이다 말씀드렸는데, 연간 어느 정도에 영향을 줄지는 전망과 관련된 것이기에 오후에 조사국장의 상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공식화 됐다. 기준금리도 함께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금리동결의 배경을 세 가지로 말씀드렸다. 그중 하나가 현 단계에서는 미시적 지원대책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렸다. 정부가 현재 다양한 정책, 재정지원을 포함하는, 미시대책을 시행하고 있고 준비 중에 있다. 한국은행도 이 같은 인식하에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 한도를 5조원 증액했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경기부진 완화 전망의 요인 하나가 반도체 경기 회복이었는데, 코로나19로 반도체 전망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시는지.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은?
△ 지난 1월 간담회에서 반도체 전문기관의 견해, 반도체 설문지표를 감안해 금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1달째인 현재까지 반도체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 반도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존 전망을 바꿀 정도로는 파악을 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회복시기가 지연될 것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으나, 전망을 바꿔야 할 만한 뚜렷한 변화는 없다고 파악한다.
코로나19가 발발하며 영향이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소비의 위축이고, 관광산업, 음식, 숙박, 도소매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사태의 전개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겠으나 1분기에 충격이 상당히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저희들은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 나온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추가 지표가 악화할 경우 이에 따라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지.
△ 앞서 말했듯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소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지 엄밀히 살펴보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금융안정 상황 변화라던지 금리조정 효과와 부작용 이런것도 꼼꼼히 따져볼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한은의 예상보다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은 없는지. 기준금리 조정 외에 비전통적인 수단 사용할 수 있을지.
△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앞으로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금리수준을 감안할 때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았다고 본다. 이번에 금융중개지원대출에 한도를 증액했는데, 필요시 활용할 수 있는 금리 이외에 비전통적인 정책 수단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비전통적 정책이라는 게 양적완화를 염두에 두신 것 같은데, 선진국 중앙은행이 했던 양적완화는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 앞으로의 상황전개에 따라 금리 정책의 여력이 축소될 가능성에 대비해야겠다. 이런 필요가 있기 때문에 관련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말씀드렸고, 금리정책 여력이 떨어질 때를 대비한 수단도 강구할 것이다.
-저금리가 부동산 가열과 가계부채 급증을 부채질 했다는 논리가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추가 금리인하는 맞지 않다는 논리도 있다. 한은 총재의 생각은 어떤지.
△ 그동안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책을 많이 내놨다.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왔는데,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고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려면 시차도 있겠으나, 여전히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택가격도 안정됐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정부의 거시건전정책 소위 대출규제라던가 신용규제 등이 금융안정을 위해 유효한 수단이나, 그것 하나로 금융안정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거시건전정책이, 모든 정책이 그렇지만, 나름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코로나19 아직 정점을 모르는 상황인데, 코로나19가 더 심각해지면 임시 금통위 등을 열어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금리를 조정한 경우가 없지는 않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그랬다. 한은은, 금통위는 상황변화에 맞춰 항상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다 할 그런 준비라고 할까 자세라고 할까요. 기본이라고 하겠습니다.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한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불확실해서 제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 말씀을 드렸다. 불확실성이 높긴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임시 금통위까지 염두에 두고 거론하는 것 까진 아직 상황이 아니다 이렇게 보고, 금통위는 적기에 필요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렇게 말씀드리겠다.
-과거 2013년 4월, 2014년 7월 금융중개지원대출 이후 금리인하가 있었다. 이번 추경 논의되면 추가인하가 있다고 봐도 되는지.
△ 6~7년전 예를 들었는데,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 그때 그렇다고 해서 지금도 그렇다 생각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