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추가대책 원하는 美 증시···'디폴트 위기' 셰일업체 구제안은?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깜짝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한국시간 16일 오전 7시 23분 기준 다우지수30, S&P500, 나스닥 선물 등 미 주요 지수선물은 전일 대비 4%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다우선물은 연준금리 인하발표 이후 4.20% 하락하며 1000p 이상 급락세다.
선물 지수는 지수의 방향성을 선반영 한다는 점에서 현시시간 16일 시작할 미증시의 방향성은 물론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지수에 대해서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날 연준은 15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연 1.00%~1.25%에서 곧바로 0.0%~0.25%로 100bp 내리는 한편 국채 5천억달러어치와 모기지증권(MBS) 2천억달러어치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재개키로 했다.
이같은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 조치에도 미 지수선물이 급격히 하락세로 전환한 이유는 이번 조치가 증시에 존재하는 공포심리를 회복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줄도산 위기에 몰린 셰일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안 등 시장은 미 정부에 자금 집행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야후파이낸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석유 전쟁으로 촉발된 저유가로 미국 셰일업계가 줄도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켓엑서스에 따르면 미 대형 셰일오일 업체인 옥시덴털페트롤리엄 발행한 ‘BBB’ 투자등급 채권의 가격은 지난 한 주 만에 달러당 117센트에서 80센트로 폭락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초반까지 폭락하면서 뉴욕증시에서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주가는 현지시간 9일 하루 만에 52.01% 폭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셰일업체 채권값 폭락 여파로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BBB등급 채권 금리는 9~11일 약 0.5%p 뛰어 연 3.24%에 달했다. 상승폭 기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막대한 빚을 내 셰일오일을 채굴해 온 업계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몰릴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모건스탠리는 "저유가는 셰일업계가 발행한 3480억달러 규모의 BBB등급 채권 상당수를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리고 이는 미국 회사채 시장의 전반적인 긴장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미 셰일업계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디폴트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연준의 제로 금리 및 양적완화 프로그램 재가동은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CNBC는 연준의 전격 금리 인하에 대해 "기록적으로 가장 긴 강세장(황소장)을 종식시켰던 지난주 가파른 주간 손실을 씻어 내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연준의 100bp 인하조치는 그간 시장에서 기대했던 부분이라는 점에서 이미 선방영 된 재료라고 볼 수 있다"며 "시장은 미 정부가 셰일업체 디폴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돈을 푸는 등 보다 직접적인 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우선 미 정부가 셰일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비축유 구매 규모가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줄도산 위기에 몰린 셰일업체들의 연쇄적인 디폴트 위기를 막기 위한 미 정부의 대책 및 효과가 검증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 중동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서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하락할 경우 전략비축유를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바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성명에서 "에너지부문의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 부분과 관련한 앞으로의 대응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