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순이익 4.9조원 '17.8%↑'···펀드관련이익 호조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국내 증권회사가 5조원에 육박한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관련손실 등 자기매매이익 감소에도 펀드 관련 이익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91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2267억원)과 비교해 17.8%(743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자기자본 순이익률(ROE)도 8.3%로, 전년보다 0.6%p 상승했다.

증권사 당기순이익 호조는 기타자산손익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증권사 기타자산손익은 4조912억원으로, 전년보다 149.8%(2조4535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펀드(집합투자증권) 관련 이익은 1조2210억원으로, 246.7%(2조531억원) 급증했다. 외환관련손익(2558억원)과 대출관련손익(2055억원)도 각각 320.0%, 8.5% 늘었다.

전체 수수료 수익은 9조4902억원으로, 전년보다 2.3%(2258억원) 감소했다. 이중 수탁수수료 비중은 36.5%로, 과거에 비해 지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 2009년 69.2% 비중을 점하던 수탁수수료 비중은 2012년 60.7%, 2015년 57.9%로 줄다가, 2018년(46.8%) 절반을 밑돈 후 지난해 36.5%까지 낮아졌다.

반면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은 36.0%로, 전년(27.4%)보다 8.6%p 늘어나는 등 지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엔 39.4%를 차지하기도 했다. 자산관리부문 수수료 비중은 11.1%로 집계됐다.

증권사 자기매매이익은 전년(4조5171억원)보다 18.5%(8375억원) 줄어든 3조6796억원으로 나타났다. 파생관련손실이 -3조5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규모가 1조9456억원(117.8%)한 것이 자기매매 이익감소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관련 손실 규모 증가에 주로 기인했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주식 관련 이익은 5295억원으로, 전년(-178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주가지수 상승 등으로 주식평가이익(4048억원)이 전년보다 6316억원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채권관련이익은 전년 대비 5608억원 증가한 6조748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시중금리도 내려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증권사 판매관리비는 8조9160억원으로, 전년(8조3773억원) 대비 5387억원(6.4%)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전체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482조6000억원으로 전년(438조7000억원) 대비 43조9000억원(10.0%) 증가했다. 주식, 채권, 펀드 등 증권 보유액이 43조3000억원(15.8%) 늘어나며 자산 규모 증가에 일조했다. 같은 기간 부채종액도 10.1%(38조6000억원) 증가한 42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발행어음은 12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5.0%(6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한국투자증권(6조7000억원)과 NH투자증권(4조1000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2조5000억원, 2조3000억원 늘었고, 지난해 5월 업무를 시작한 KB증권은 2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은 61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56조6000억원) 대비 5조2000억원(9.2%) 늘었다. 평균 순자본비율은 559.1%로, 전년보다 11.6%p 상승했다. 이 중 종합금융투자사 8곳의 순자본비율은 1192.8%로 23.4%p 증가했다.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680.1%로 2.0%p 하락했다.

이상헌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지난해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주식거래대금 감소에도 IB부문 확대 및 금리 인하 기조 등으로 개선세를 보였다"며 "IB, 자산관리 부문 등 수익 다각화 양상도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다만 "국내와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향후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에 대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리,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성 및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향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자산 규모 증가에 대비해 부동산 금융 현황을 상시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부동산 그림자금융에 대한 종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 면밀한 모니터링을 수행한다는 게획이다.

한편, 지난해 선물회사는 5곳의 당기순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233억원) 대비 12.2%(28억원) 증가했다. 수탁수수료가 전년보다 46억원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선물사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5%로 전년 대비 0.3%p 하락했다.

지난해 말 선물사들의 자산총액은 3조1581억으로 31.5%) 줄었다. 부채총액은 2조7249억원으로 35.7% 줄었고, 자본은 4332억원으로 15.4% 늘었다. 순자본비율은 559.2%로, 전년보다 70.2%p 늘었으며, 증권사 평균(559.1%)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