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유통업계 주총 집중, 관전 포인트 '신사업·경영진 교체'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공룡들이 다음 주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의 최대 화두는 지난해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태풍을 단행함에 따른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이다. 그룹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사업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롯데(27일)·신세계(25일)·현대백화점(25일)그룹 등 유통 대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려있다.
롯데그룹은 오는 27일 지주를 비롯해 쇼핑·제과 등 주요 유통계열사들의 주총을 일제히 연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년 만에 그룹 핵심 유통계열사인 롯데쇼핑 사내이사에서 물러남에 따라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황범석 백화점사업부장(전무)과 장호주 쇼핑HQ재무총괄본부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롯데쇼핑에서 전무급 인사가 사내이사로 등기된 것은 약 40년만이다. 신 회장과 함께 이원준 부회장이 롯데쇼핑 사내이사에서 물러남에 따른 조치다.
이로써 롯데쇼핑은 기존 사내이사인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유통부문(BU)장과 윤종빈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사장)을 포함한 4인 체제로 전환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임원 인사를 통해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유통BU장에 임명했다. 또한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겸임해 유통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다.
롯데지주와 제과는 신동빈 회장의 2년 임기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이와 함께 지주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과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을 각각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제과도 민명기 대표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5일 예정된 주총에서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권혁구 신세계 전략실장(사장)과 김정식 지원본부장(부사장)도 재선임해 3인 체제를 구축한다. 그동안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이끌었던 차 대표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신세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마트도 지난해 영입한 강희석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베인앤컴퍼니 유통 부문 컨설턴트를 지낸 강 대표는 이마트가 외부에서 영입한 첫 최고경영자(CEO)이다.
같은 날 열리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에 장재영 대표와 손문국 국내패션부문 대표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현대백화점 주총 역시 같은 날 열린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함께 연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동호 전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전 현대백화점 사장의 뒤를 이어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와 장호진 기획조정본부장(사장)을 신규 선임한다. 사외이사는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은 재선임되며, 고봉찬 서울대 교수가 신규 선임된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유통업계는 신규 사업을 추가하기 위해 정관 변경 안건을 올린다. 롯데쇼핑은 주택건설사업과 전자금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주상복합 힐스테이트 첨단 추진을 위해서다. 이 주상복합은 롯데슈퍼 광주첨단점 부지 위에 들어선다. 롯데쇼핑은 올해 초 백화점·마트 등 현재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 700여 곳 중 실적이 부진한 점포 200여 곳을 정리한다고 밝힌 바 있는만큼 이 과정에서 점포를 주택 등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전기차 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었다. 이마트는 오는 2022년까지 전 점포와 신세계그룹 영업장에 2100기 규모 급속 충전소 구축 계획을 세우고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침체,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 등으로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신규 선임된 CEO들의 주요 과제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