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책임경영·자신감'···현대차·현대모비스 주식 190억 매입
"미래 기업 가치 향상·주주가치 제고"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수석부회장이 '책임경영'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23일 공시했다. 현대차 13만9000주로 지분율이 기존 1.81%에서 1.86%로 증가했고, 현대모비스 경우 7만 2522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0.08% 유지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주식을 매입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모비스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입금액은 각각 95억 1200만원, 94억 8900만원으로 총 약 190억원으로 지난 19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정 부회장은 현대차 515만6145주, 현대모비스 7만2552주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 확산에 따라 금융 및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미래 기업 가치 향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의 의지"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과 WTO 팬데믹 선언으로 세계 생산기지 셧다운 등 악재로 겪으며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주가는 각각 6만 7200과 12만 80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각각 12만 9500원과 23만 4500원이었다.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해 현대차는 6만 2300원과 현대모비스는 10만 6500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한다. 우선 부품 공급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특근 재개 등을 통해 팰리세이드, GV80 등 인기 차종의 생산량 만회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아반떼, 투싼 등 볼륨 신차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한편 GV80, G80를 시작으로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의 풀 라인업을 갖춘다.
미국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베뉴 등 SUV 라인업 강화로 시장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 판매믹스 개선 등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원가구조도 과감하고 근본적으로 혁신한다. 권역별 라인업 최적화 및 파워트레인 효율화를 가속화해 복잡성을 줄이고, 아키텍처 기반 설계 혁신 및 표준화, 공용화 확대를 통해 재료비 및 투자비도 대폭 절감한다.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사업 실행을 본격화한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 23일 현대차 이사회의 새 의장을 맡으며 이 같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공식화했다.
전동화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구동 부품의 경쟁력 기반을 강화하고,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레벨 4~5 수준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경쟁력 확보에도 본격 나선다. 앞으로 3년간 미래 기술 연구개발과 M&A, 스타트업 투자, 그리고 생산능력 증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 등에 총 9조 원을 투자한다.
현대모비스는 대단위 투자를 바탕으로 요소기술부터 솔루션 개발에 이르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독자 센서는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동화 부품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신규 거점을 구축하는 한편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판로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오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아 그룹에서 '정의선 체제'를 확고히 구축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금융 및 주식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