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사장 체제' 출범···박윤영 사장·박종욱 부사장 '사내이사'
'회장'떼고 '사장체제'···수평적 '책임경영' 구 사장 "기업가치 제고에 최우선 역점" 사외이사, 강충구·박찬희·여은정·표현명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연결기준 연 매출 24조원의 KT를 이끌 '구현모 호(號)'가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출범했다. 구현모 신임 대표이사는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2023년 정기 주총일까지 3년간 KT를 대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최고경영자가(CEO)가 기존의 '회장' 직함을 떼고 '사장 체제'로 전환한데다, 구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되, 박윤영 사장과 박종욱 부사장도 사내이사를 맡음으로써 수평적 최고경영 진용을 구축하게 됐다. 이로써 과거 회장 1인 중심의 권한과 책임이 대폭 분산돼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지난 3개월 동안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KT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실감했다"며 "KT 임직원 모두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KT는 그간 쌓아온 디지털 역량으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 삶의 변화를 선도하는 한편 핵심사업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KT그룹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기존 '회장' 중심의 1인 체제를 뛰어넘어 안정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한 최고경영진간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회장 직급을 없애 '대표이사 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배구조 독립성과 안정성을 높여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주총회는 예년과 다르게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됐다. KT 주총장은 코로나 19 여파로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T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주가 부양 요청이 이어지며 눈길을 끌었다.
KT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2만7000원 선에서 보합세를 이어갔으나, 올 1월 이후 코로나19 사태를 거쳐 현재 이날 10시 기준 1만92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개인투자자는 "투자금 가운데 KT에 절반을 넣었는데 주가가 하락해서 경제적, 심적으로 힘들다"며 "신규 선임 되는 이사들은 소액 주주들이 얼마나 신음하고 있는지 회사를 위해서 고민해 주가를 올려줄 방법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KT는 이번 정기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이날 부의된 정관 일부 변경, 대표이사 선임, 제38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총 8개 안건은 원안대로 처리됐다.
신임 사내이사에는 기업부문장 박윤영 사장과 경영기획부문장 박종욱 부사장이, 신임 사외이사에는 강충구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박찬희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前) 롯데렌탈 사장이 선임됐다.
또 2019 회계연도 배당금은 주당 1100원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4월 22일부터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