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라임투자자 손실 자발적 보상 나선 배경은?
[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신영증권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자발적 보상안을 마련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법인을 통해 배임 등 법률적 검토까지 마친 후 보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재 감경을 노린 우선 조치 라는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로 인한 고객 손실에 대해 자발적 보상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이 판매한 라임 펀드는 약 890억원 규모다. 이 중 개인 판매 규모는 649억원, 기관은 241억원 수준이다.
신영증권은 보상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법무법인으로부터 배임 등 법률적 검토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 매매에서 손실을 보전하거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 및 그 임직원 자신의 위법행위 여부가 불명확할 경우 사적 화해의 수단으로 손실을 보상하는 행위를 손실 보전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영증권 관계자는 "고객에게 발생한 손실을 분담키 위해 보상을 결정했다"며 "판매사로서 투자자보호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 "현재 고객들과 보상액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영증권의 사례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시선이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여전히 진행중이고 통상 공동대응단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기 때문이다.
라임펀드 판매사 한 관계자는 "통상 공동대응단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고 표하지, 이렇게 독단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는 건 의아스럽다"며 "금융당국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현재 보상 등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불분명한게 많은 상황에서 너무 서두르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상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추후 당국의 제재 감경을 노린 우선 조치 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제에 관한 규정 23조 1항을 살펴보면 기관 및 임직원을 제재함에 있어 △위법 부당 행위 정도 △고위 중·과실 여부 △사후 수습 노력 △공적 자진 신고 △그 밖의 정상 등을 참작하여 제재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신영증권의 경우 △사후 수습 노력 △그 밖의 정상 등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해당 될 수는 있지만, 최종 판단은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