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지주, 코로나·저금리·건전성 '삼중고'···1분기 실적 '먹구름'

BNK·DGB·JB금융, 1분기 순익 추정치 3217억원···전년比 13.9%↓

2020-04-14     김현경 기자
(왼쪽부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불황이 국내 지방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는 물론 금융시장·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와 건전성 악화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DGB·J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321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735억원 대비 13.9%(518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우선, 규모가 가장 큰 BNK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1분기 14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1771억원) 대비 17.7%(314억원)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DGB금융지주는 17.3% 하락한 8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했던 대구·경북지역이 연고지라는 점에서 특히 충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던 JB금융지주도 올해에는 부진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J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902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926억원)보다 2.6% 줄어든 규모다.

지방 금융지주들의 실적 악화는 저금리 장기화로 NIM(순이자마진)이 하락하면서 이자이익 규모가 감소한 탓이다. 실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NIM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3대 금융지주의 1분기 이자이익은 지난해 1분기(1조9411억원)보다 5.9% 줄어든 1조826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NIM 하락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이자이익 성장 한계 돌파를 위해 최근 금융그룹들이 시도하고 있던 비이자이익 강화 전략도 글로벌 금융시장 침체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건전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몇 년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지역경제가 코로나19로 또 한번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역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들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지난해 말 수치로 비교해봐도 3대 금융지주사의 평균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88%로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 평균 NPL비율(0.49%)보다 현저히 높다. NPL비율은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NPL 비율이 높을수록 은행 대출 자산의 건전성이 낮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부실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 금융지주의 NPL비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BNK부산·경남·DGB대구·제주은행 등 4개 지방은행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시사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역 거점 영업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촉발한 경기 위축 우려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며 "지방은행 특성상 중소기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은데 따른 대출 포트폴리오에 대한 구조적인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