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희비 갈린 석유화학 '빅3'
LG화학 '선방'‧롯데케미칼 '흐림' 태양광 호조에 웃은 한화솔루션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국내 석유화학 '빅3'의 올해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업계 1‧2위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줄었다.
LG화학은 나름 선방했지만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사고까지 겹치면서 적자를 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호조로 사상 최고치의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매출은 7조11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2.9% 급감한 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시장 기대치는 상회했다. 증권사 컨센서스(최근 한 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LG화학은 1분기 14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3조6959억원, 영업이익 242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했지만 PVC 등 주요 제품의 수익성은 개선됐다.
전지 부문 적자 폭이 줄어든 것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지 부문은 매출 2조2609억원, 영업손실 518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가동 중지 영향이 있었지만 비용 절감과 수율 개선 등으로 적자 폭은 축소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배터리 부문에서만 1479억원, 4분기에는 454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코로나 직격탄에 3월 대산공장 화재까지 겹치면서 8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012년 2분기 이후 8년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2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도 902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약 80% 줄어든 500억원대로 예상했지만 이를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기초소재 부문은 매출 2조413억원, 영업손실 524억원을 기록했다. 수요 약세와 제품판가 하락, 대산공장 사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첨단소재는 4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시장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줄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매출액 4226억원, 영업손실 695억원을 기록했다. NCC 정기보수 진행에 따른 판매물량 감소와 수요 위축 영향이 컸다. LC USA는 매출액 1092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세계 경기둔화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면서 "지난 3월 발생한 대산공장 사고에 따른 일부 가동 중단 영향과 해외 자회사 설비 보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1분기 손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한화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1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7% 증가했고, 매출도 2조2484억원을 기록해 0.5% 늘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여천NCC 적자전환 등에 따른 지분법 손실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5% 감소한 640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모듈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태양광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00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도 14% 늘었다. 1분기 태양광 영업이익률은 2010년 한화가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이후 최고치인 11.1%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도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케미칼 부문도 선방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제품 수요 감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제품 스프레드 확대로 4.1% 늘었다. 첨단소재 부문은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가동 중단 여파로 매출 1905억원, 영업손실 57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지난해 2분기에 시작된 생산라인 전환이 지난해 말 마무리됐고, 미국 시장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기존 미국과 유럽 비중이 약 50%였는데 미국의 세이프하버 효과로 60%까지 확대되면서 일부 영향을 미쳤다"면서 "다만 2분기에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