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어 마켓컬리까지···온라인 물류센터 '코로나 셧다운'
코로나 반사이익 수혜자에서 피해자로 분위기 급반 소비자 "택배 통한 감염 사례 없다지만 불안안 마음"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듯했던 온라인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쿠팡에 이어 컬리가 운영하는 수도권 물류센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컬리는 온라인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를 앞세워 최근 급성장한 스타트업이다.
27일 컬리는 서울 장지동 상온1물류센터에서 지난 24일 일했던 일용직 노동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컬리에 따르면, 해당 일용직 노동자는 장지동 상온1센터에서 24일에만 일했고 이튿날 송파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컬리는 상온1센터를 폐쇄하고 방역에 나섰다. 상온1센터 근무자 3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와 자가격리 조치도 취했다. 컬리 설명을 종합하면, 방역당국은 상온1센터 확진자가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친구와 함께 대전 동구 우송예술회관에서 열린 건강제품 관련 프랜차이즈 설명회에 다녀오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행사에는 서울 구로구에 사는 쿠팡 부천물류센터 직원도 다녀갔다.
컬리는 보건당국 지침이 있을 때까지 상온1센터를 폐쇄할 예정이다. 컬리가 운영하는 물류센터는 상온1, 상온2, 냉장1, 냉장2, 냉동 등 5개다. 상온1을 제외한 다른 물류센터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컬리는 상온1센터가 다른 곳과 거리가 떨어졌고 근무자 간 교류도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쿠팡 상황은 컬리보다 심각하다. 쿠팡이 운영하는 부천물류센터에서 지난 24일 코로나1 확진자가 나온 뒤 집단감염으로 번지는 양상을 띄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4시 현재 쿠팡 부천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40여명으로 늘었다.
쿠팡 부천물류센터 첫 확진자 A씨(43·여)는 단기 노동자이며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A씨가 지난 12일 하루만 부천물류센터에서 일했고, 부천물류센터 내 다른 확진자들의 증상 발현일이 A씨 근무일과 차이가 있는 20~25일이란 점을 감안해, 감염원이 다르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쿠팡은 최근 부천 물류센터 직원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부천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해당 센터 직원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센터 상시 근무자 1023명과 이달 12~25일 퇴직자, 일용직, 납품업체 직원 등 현재까지 3626명이다.
이에 쿠팡 쪽은 지난 25일 부천 물류센터를 자체 폐쇄하고 보건당국과 전문가가 권하는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또 센터 모든 직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비용은 전액 쿠팡이 부담한다. 안전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센터 재가동도 미룬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배송 예정인 상품은 인천 등 인근 지역 물류센터를 통해 진행된다.
이에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경기 용인과 김포에 3개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SSG닷컴은 물류센터 출입구 외에도 작업장 곳곳에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하고 수시로 직원들의 체온을 확인한다. 또한 외부인 출입 역시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특히 SSG닷컴의 경우 물류센터 한 곳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새벽 배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방역에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경기도 파주와 이천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11번가는 쿠팡 직원 확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현장 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부 식사 대신 도시락이나 구내식당을 이용하도록 했다. 또 손 소독제도 하루 4번 이상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했고 외부 방문자 출입관리도 강화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의 불안은 확산되고 있다. 박지연(26세·여)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시간이 길다고 안다"면서 "택배로 감염될 확률은 적다지만 불안하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