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새 아파트 '청약가점'···갈수록 당첨 어려워진다

서울 1년 반만에 청약가점 만점 등장 "전매제한 확대 전 청약수요 몰릴 것"

2020-05-29     이진희 기자
수도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둔 분양시장에 규제 전 '막차'를 타려는 청약수요가 몰리고 있다. 청약 당첨 가점은 고공행진 중이다. 새 아파트가 더 저렴하게 공급될 것이란 기대보다는 규제와 경쟁률이 덜할 때 청약하자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당첨자를 발표한 '흑석리버파크자이'의 주택형별 평균 당첨 가점은 62.88~79점으로 집계됐다. 전용면적 59.98㎡의 당첨 최고 가점은 84점 만점이다. 이 주택형의 청약 최저 가점도 70점에 달해, 평균 가점은 74.56점을 기록했다.

청약 가점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이어야 채워진다. 서울서 청약 가점 만점자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18년 12월 은평구 'DMC SK뷰'(수색9구역 재개발) 분양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이 단지는 지난 20일 1순위 청약에서 326가구 모집에 총 3만1277명이 신청해 올해 민간 분양단지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바 있다.

당첨 고 가점이 나온 곳은 이 단지만이 아니다. 이달 청약 접수를 받은 강서구 '우장산숲아이파크'는 최고 가점이 72점, 평균 가점은 58.42~65.07점이었으며, 올해 공급된 강남구 '개포 프레지던스자이(56~79점)'와 서초구 '르엘 신반포(62~78점)', '호반써밋 목동(61~78점)', 등의 최고 가점 역시 70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당첨권에 들었던 청약가점 40~50점대는 서울 분양시장에서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청약과열 현상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후부터 심화되고 있다고 본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늘어나는 데다 주택공급이 줄어드리라 판단한 수요자가 청약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0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10년으로 늘린 후 서울 새 아파트의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작년 말 60점대까지 치솟았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청약가점 평균은 40점 초반대였다.

업계에선 청약가점이 상승하면서 3040세대가 청약에 당첨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청약 가점 커트라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정부가 지난 27일 수도권 내 모든 공공분양 주택에 3~5년 거주의무 기간을 두기로 하면서 이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민간택지에도 같은 규정이 적용되면 분양을 받은 뒤 전세를 놓아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 지역까지 분양권 전매제한이 확대되면서 그 전에 전매 기회를 잡으려는 청약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설사들도 많은 물량을 쏟아내며 올 여름 분양시장은 여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