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코스피 3% 급등·亞증시 상승 랠리

2020-06-03     김희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김태동 기자]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3일 국내 금융시장에 크케 웃었다. 정부가 35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공개한 뒤 코스피 상승세가 3%에 육박한 가운데 거래금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은행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8.6원 급락하며 원화 강세 흐름을 보였다. 

홍남기

◆코스피 2.87%↑···2150선 근접 =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81p(2.87%) 오른 2147.00으로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종가 기준 2100선을 넘긴 것은 지난 2월25일(2103.61) 이후 처음이다. 전 거래일보다 21.36p(1.02%) 오른 2108.55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 상승 폭을 확대했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16조775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1조1588억원, 2094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1조3280억원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실제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7.63p(1.05%) 상승한 2만5742.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도 0.82%, 0.59% 각각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대장주 삼성전자(6.03%)와 SK하이닉스(6.48%)의 상승폭이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둔화하면서 글로벌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정부의 추경이 경기를 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은행주가 날았다. 신한지주가 전장보다 11.72%(3750원) 뛴 3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가 각각 8.11%, 6.7% 상승했다. 이외에 KB금융지주(6.48%), BNK금융지주(5.09%), DGB금융지주(4.63%) 등도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도 상승 일색이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홍콩에서는 항셍지수가 1.24%까지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0.51%)와 선전 성분지수(0.59%)도 각각 오르고 있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는 1.29% 상승했다.

3일

◆전문가들 "코스피, 조정 가능성 상존" = 류종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어제 독일에서 나온 경기부양책으로 유로화가 강세 전환한 반면 달러는 상대적으로 약세로 전환된 것이 증시 수급 개선으로 이어졌다"면서 "여기에 중국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이 국내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 오전 보다 오후 장에서 추가 상승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유동성 랠리의 클라이막스를 보는 과정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2000선 회복 전까지는 언택트 관련 여러 성장 산업들을 중심으로 올랐지만 이번주 들어서는 그동안 부진했던 조선과 은행, 삼성전자 등 시총 상위주들의 선순환 이뤄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두달 동안 600p가 오른 상황에서 현재 코스피가 강세장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게 김 센터장의 생각이다. 다만 그는 "강세장과 상승장은 구분해야 한다"면서 "강세장은 여러 조건에 따라 언제든 발생이 가능하지만 상승장은 경기와 이익 방향성 등이 주가하고 동행하는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상승장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코스피가 상당히 작은 충격에도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 센터장은 "투자 비중 축소 보다는 저가매수를 기다려 볼 수 있는 위치에서 호흡 가다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연구원도 "지수는 2100~2150선 정도를 상단으로 생각한다"면서 "워낙 순환 장세를 보여 향후 지수 방향을 예측 하기 힘들지만 조정 장세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킹(King)' 달러 현상 약화···원·달러 환율 9원 '뚝' =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6원 내린 1216.8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보다 7.4원 내린 달러당 1218.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214.5원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하락폭을 만회하며 1216~1218원대에서 움직였다. 

주요국 경제 활동 재개와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는 달러화 가치를 내리 눌렀다. 지난 2일 종가 기준 달러화 지수는 97.67로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던 3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위 '킹' 달러 현상의 약화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약화 △미 연방준비제도의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지율 하락→재선 가능성 약화 △미중 갈등 리스크 완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