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안갯속'···비대위, 조합장 해임 발의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 전날 시공단에서 '공사 중단' 카드를 꺼내든 데 이어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조합원 모임 카페에서는 이에 맞서 조합장 및 임원 전원 해임 발의에 나섰다.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둔촌주공조합원모임' 네이버 카페는 25일 오후 2시 강동구 성내동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장 및 임원 전원 해임 발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페는 전체 조합원 6123명 가운데 약 3400명이 가입한 모임이며, 지난달 12일 해임을 추진한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 해임 동의서 약 2500여부를 넘게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는 전체 공지를 통해 "공사 중단을 운운하며 조합원을 협박하는 시공사, 오로지 시공사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조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라며 "20년 묵은 적폐를 청산하는 현장에 동참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조합원들이 해임 발의까지 나서게 된 것은 전날 시공사업단(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에서 '공사 중단' 카드를 꺼내든 것이 발단이 됐다. 내달 9일 일반분양가 결정 총회를 앞두고 조합 간 내홍이 확대되자 시공단에서 '일반 분양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앞서 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말 각각 3.3㎡당 3550만원과 2970만원의 분양가를 제안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조합은 최근 사업 지연을 이유로 HUG의 제안을 수용하고자 했지만, 조합원들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조합원 간 극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결국 조합원들은 이번 공문을 '협박성 공문'으로 판단하고 해임 발의까지 나서게 된 것이다. 한 카페 관계자는 "이 공문은 총회를 앞둔 조합원들을 협박하는 공문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라며 "법률적 절차상 조합에 통보하고 해임 총회를 소집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임총회 발의요건은 전체 조합원 각운데 10%의 해임동의서를 받아야 하며, 최종 해임을 위해서는 전체 612명 조합원 가운데 해임 총회에 과반수가 참석해 과반의 해임 동의(서면결의서 제출 포함)를 확보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이미 충분한 양의 해임동의서를 충족시킨 상황"이라면서 "조합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내부 감사 진행을 통해 발의자 대표가 총회를 직접 소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해임) 총회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내달 9일 임시 총회보다는 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