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관련주 희비···증권가 "장기적 접근해야"
[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정부가 2025년까지 160조원의 재정을 투입할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전날 공개하면서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에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한국판 뉴딜이 본격 시행되는 만큼, 옥석을 가려 장기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머리티얼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기대감에 전날 8.69% 오른 24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3일 상한가에 이어 이틀 연속 강세다. 코오롱머티리얼은 수소차 연료전지의 전기 생성장치 핵심 구성품인 분리막을 생산해, 그린 뉴딜 수혜주로 분류된다. 이밖에 세종공업(4.42%), 현대모비스(2.69%)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에스퓨얼셀은 전 장 대비 6100원(11.6%) 내린 4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산퓨얼셀(-11.41%), 효성중공업(-6.5%), 일진다이아(-2.98%), 씨에스윈드(-2.50%)도 약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디지털 뉴딜 수혜주로 거론되는 카카오와 네이버도 각각 2.56%, 3.37% 내림세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이들 종목은 한국판 뉴딜 소식에 이달들어 10~30%가량 오른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판 뉴딜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미리 반영된 가운데 전날 한국판 뉴딜이 공식 발표되면서 관련 종목에서 차익 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날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양대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린 뉴딜은 경제 기반의 친환경·저탄소 전환 가속화를, 디지털 뉴딜은 경제전 반의 디지털 혁신 및 역동성 촉진·확산을 목표로 한다. 향후 5년간 그린 뉴딜에는 73조원, 디지털 뉴딜에는 58조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10대 대표과제로 △데이터 댐 △지능형(AI)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스마트 스쿨 △디지털 트윈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 산단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와 소프트웨어 관련주가 관심 업종으로 꼽힌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린 뉴딜의 경우 유럽 수소 경제 로드맵 발표, 미국 태양광 및 수소 에너지 관련주 강세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에 관심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이라며 "디지털 뉴딜에 따른 디지털 인프라 확장 개념은 소프트웨어 멀티플(배수)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한국판 뉴딜정책의 수혜는 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럽 등 해외에서도 관련 정책 시행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부분이 없진 않지만, 이번 정책 발표는 뉴딜정책의 끝이 아닌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서도 친환경 및 5G 디지털 정책들이 예고되어 있는 상황이며, 해외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판 뉴딜정책의 수혜는 장기적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