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SK하이닉스, 2Q 어닝서프라이즈···영업익 1.9조
"서버·그래픽 제품 판매 호조···하반기 불확실 보수적 기조 유지"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비대면(언택트) 수요가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조946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5.3%, 전 분기 대비 95%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은 8조606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20%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2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으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 분기(6490억원)보다 95% 올랐다. 순이익률은 15%, 영업이익률은 23%였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9년 1분기 1조3665억원 이후 5분기만의 일이다. 2분기 SK하이닉스가 거둔 영업이익은 증권업계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1조7398억원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조성됐고, 주력 제품의 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이 동반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인 D램의 경우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은 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ASP)은 15% 상승했다. 모바일 고객 수요 부진이 지속됐으나 상대적으로 수요와 가격이 견조했던 서버와 그래픽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에서는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에 적극 대응, SSD 비중이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할 때 출하량은 5% 증가했고, ASP는 8%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경영환경에 대해 코로나19와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주요 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5세대 통신(5G)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게임 콘솔 등에서 수요 개선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품질 경쟁력에 바탕을 두고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설 투자와 캐파(생산능력) 운영은 기존 계획대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의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채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LPDDR5 제품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적기에 공급할 예정이다. 64기가바이트(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도 본격 양산한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과 게임 콘솔 수요에 대응하고 고객 다변화를 통해 서버향사업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128단 제품의 고객 인증을 확대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차진석 담당(CFO)은 "하반기에도 대외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