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채권단, 책임전가 유감···추가계약금 납입 불응"

"인수 무산 시 책임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재차 요구

2020-08-06     주진희 기자
현산은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책임을 전가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재실사를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현산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한 재실사 필요성과 진정성을 왜곡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제만을 주장하는 금호산업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27일 인수계약을 체결한 이래 약 8개월 동안 만전을 기해왔음에도 불구, 매도인 측은 현산의 재실사 제안을 전면 거부했고 계약 불이행의 책임을 인수인(현산)에 돌린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현산은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를 12주간 진행하자'고 제안해왔다.

산은은 지난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거부의사를 드러냈다. 당시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현산의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인수 절차에서 과도하다고 봐서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동걸 산은 회장 또한 "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인수가 무산됐을 경우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압박했다. 다만 산은 측은 인수의지 확인을 위한 추가계약금을 납부하면 제한적인 부분에서는 수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현산은 "매도인 측이 인수 의사를 밝히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현산은 이미 2500억원을 계약금을 지급했고, 이후 수차례 공문을 통해 인수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더해 "계약서상 근거가 없는 이행보증금 추가납입 등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며 산은 측의 추가계약금 요구를 거절했다.

현산은 계약해제 책임은 전적으로 금호산업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7주 실사 기간 동안 매우 제한적인 자료만을 제공했다는 게 현산 측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재실사를 재차 요구했다. 아울러 "진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원한다면 매도인의 근거 없고 실익 없는 계약 파기 주장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4일 현산 측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이달 12일 이후에는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산은도 지난달 러시아를 끝으로 국내외 기업결합신고가 끝나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이 충족된 만큼 이달 12일부터는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권을 갖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