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사업 강화에 자산운용사 2Q 실적 회복···삼성운용, 영업익 最多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자산운용사들의 2분기 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증가했던 펀드평가손실도 줄어들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린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삼성자산운용은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2015년 2분기(314억원)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동기 대비 50.5%, 전 분기 대비 38.5% 증가했다.
증시가 회복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2분기 삼성 KODEX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늘렸고, 이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운용보수는 36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3억원 증가했다. 금투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절반 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펀드 및 투자일임 설정액 규모인 운용자산(AUM)도 급증세다. 삼성자산운용의 AUM은 이달들어 270조원대로 올라서며 작년 말 대비 20조원 급증했다.
2분기 자산운용사들 가운데 영업이익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분기 영업이익 214억원을 거뒀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반기 순이익은 1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억원 증가했다. 특히 해외법인들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 기간 동안 지분법 이익이 1169억원이나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홍콩 등 세계 주요국에 신성장 테마형 ETF를 내놓으며 글로벌 ETF 사업을 강화한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사인 글로벌X가 지난해 4월 나스닥에 상장한 클라우드 컴퓨팅 ETF의 순자산은 8월 13일 기준 1조원(10억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글로벌X는 2008년 설립된 미국 ETF 전문 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18년 인수했다. 다양한 테마형 ETF를 개발, 현재 70개 이상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운용 자산은 130억 달러(약 15조4300억원)에 이른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2분기 영업이익 상위 운용사에는 KB자산운용(180억원), 신영자산운용(129억원), 마스턴투자운용(118억원), 이지스자산운용(109억원), 삼성SRA자산운용(105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KB자산운용의 2분기 영업이익은 180억원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특히 순이익 증가세가 돋보였다. KB자산운용의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2.3% 증가한 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분기 기준 최근 4년래 최대치로, 상반기 누적 순이익 216억원 가운데 2분기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한편 자산운용사들의 실적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사모펀드 운용사 등 일부 운용사들은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2분기 실적을 공시한 280개 운용사 가운데 89개사는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1분기의 161개사와 비교해 영업손실 운용사 수는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자산운용사들간 실적에 있어 희비가 극명히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의 힘으로 증시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대형 운용사들의 운용보수는 늘어나는 반면, 사모펀드 사태로 신뢰가 떨어진 중소형 운용사들은 당분간 실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