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에 강남4구 갭투자 '뚝'···3억원 이하 서민주택 거래↑
[서울파이낸스 안효건 기자] 규제지역에서 3억원이상 주택을 매입 시 전세대출을 회수하는 6.17 부동산 대책이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됐다. 이로 인해 강남 4구를 비롯한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사는 투자)가 급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규제로 막힌 투자심리가 서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3억원이하 아파트로 몰리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 부터 받은 갭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체 갭투자는 6월 6940건에서 3638건으로 33%가량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전체 계약 건수가 전달보다 37%정도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소비율은 더 두드러진다.
지난달 서울 전체 주택 거래에서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6.1%로 집계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6월(40.8%)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이른바 '영끌족'의 발이 묶인 것으로 보인다.
갭투자 비율을 구별로 보면 비율이 가장높은 강남구에서 6월 66.0%에서 7월 56.5%로 9.5%포인트(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송파구는 6.9%p 감소해 46.2%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50%대 밑으로 내려간 수치다.
건별로는 강남구가 500건에서 229건으로, 서초구는 368건에서 224건으로 줄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각각 624건에서 211건, 393건에서 196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대치·삼성·청담·잠실동은 6.17대책에서 실수요자 이외엔 일정구역 이상 토지를 구매할 수 없게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갭투자 급락에 영향을 줬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인 세종과 6.17대책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도권 권역도 일제히 갭투자가 감소했다. 세종은 434건에서 279건으로, 인천은 253건에서 200건으로, 경기는 4908건에서 3381건으로 줄었다.
반대로 수도권에서도 규제대상이 아닌 3억원이하 아파트는 갭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 1단지 전용면적 53.16㎡ 매매계약은 6.17대책이 나온뒤 현재까지 17건이 등록됐다. 대책 발표 전인 6월 11일에 기록한 2억8800만원이 최고가였던 이 아파트는 지난달 27일 동일면적 기준 3억5500만원까지 상승했다.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인 경기도 고양시 샘터마을2단지 전용 49.69㎡는 대책발표 당일 이전 최고가(2억2500만원)와 같은 가격에 팔렸고, 다음날 2억3950만원으로 올랐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에서 최근 3개월간 이루어진 갭투자는 총 100여건에 달한다.
김상훈 의원은 "수십 차례의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서민과 사회초년생이 접근 가능했던 중저가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이마저도 갭투자에 따른 매물 부족으로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3억원 이하의 아파트에서 갭투자가 늘어나고,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