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현대車 코나EV 화재, 배터리 탓?···LG화학 "동의 못해"
"배터리 완충 시 분리막 손상돼 내부 합선 발생 가능" 리콜과 별개로 화재 재현시험 등 결함조사·리콜 검증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지난 2년간 12건의 화재가 발생한 코나 전기차(OS EV)의 사고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이 지목됐다. LG화학 측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에 탑재된 LG화학의 고전압 배터리 셀이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인해 차량 충전 완료 후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수 있는 걸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배터리 내부의 양극판과 음극판 소재가 만나 쇼트가 발생,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코나 전기차는 지난 2018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약 1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코나 전기차의 화재 원인을 두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설계 결함과 배터리 셀 결함 등이 제시됐다.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부터 BMS,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를 생산해 공급하는 니로 전기차의 경우 화재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이날 국토부 발표 등에 따라 LG화학의 배터리 셀 결함으로 사살상 결론 내려졌다.
코나 전기차에 탑재된 셀은 과거 ESS 화재 사태 당시 제조·공급됐던 중국 난징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중국 난징 공장은 중국의 분리막 업체인 상해은첩 등에서 납품받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정성과 관련된 핵심 소재로 필름 표면의 구멍이 균일한 크기여야 한다"며 "상해은첩 제품의 경우 아직 균일한 품질의 분리막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국토부의 발표는 여러 화재 원인 중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곧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코나 EV와 ESS에 탑재된 배터리 셀은 같은 중국 난징 공장에서 만들어 진 것이긴 하지만 제조 라인 등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토부 발표에 따라 현대차는 2017년 9월 29일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제작된 차량 2만5564대에 대해 오는 16일부터 자발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
자동차 소유자가 결함내용을 이미 자비로 수리했다면 제작사에 수리한 비용에 대해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현대차는 리콜 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 한 뒤 점검결과 과도한 셀간 전압편차,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 배터리를 즉시 교체할 예정이다.
이상이 없더라도 업데이트 된 BMS의 상시 모니터링 과정에서 추가 이상 변화가 감지되면 충전 중지와 함께 시동이 걸리지 않게 제한하며 경고 메시지를 소비자와 긴급출동서비스 콜센터에 자동으로 전달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KATRI는 이번 자발적 리콜과 별개로 화재 재현시험 등 현재 진행중인 결함조사를 통해 제작사가 제시한 결함 원인과 리콜 계획의 적정성을 검증해 필요시 보완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