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내년 은행 수익성 악화, 6월 이후 충격 대비해야"

"비이자부문 회복 부진,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 나빠질 것"

2020-10-15     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금융 정책이 만료되는 내년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발(發) 리스크 확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연구소는 15일 '2021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금융권은 자산 성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올해 정책지원 효과로 대출 등 자산성장 규모가 이례적이었던 것을 감안해 내년에는 자산성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걸로 봤다. 또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져 자금수요가 이어지고 규제에 의한 가계대출 증가폭은 둔화되는 반면,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대출 증가는 전 업권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업의 경우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면서도 비이자부문 회복 부진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부실 우려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백종호 연구위원은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기간, 각종 규제비율 유연화 조치 등이 일단락되는 내년 6월 이후를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은행권 중 증권, 보험, 자산운용 수익성은 소폭 개선될 걸로 추정했다. 증권업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직접투자 선호로 브로커리지(중개수수료) 부문의 성장과 뉴딜정책 관련 투자 확대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봤다.

자산운용업도 주식형 펀드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대체투자 중심의 성장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은 초저금리 현상에 따른 이차역마진이 심화 되고 있으나 변액보험 관련 준비금 적립 부담 완화, 자동차보험·실손보험 손해율 하향 안정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소액단기보험 등 신사업 부문 확대는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스몰라이선스 도입, 인가단위 세분화 등으로 핀테크 뿐 아니라 소규모 특화 금융사가 새로 등장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희수 금융산업1팀장은 "내년에 지급지시전달업과 종합지급결제업 도입을 포함한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오픈뱅킹이 마무리되면서 기존 금융사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기존 금융사도 혁신서비스 개발을 통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