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 금융사 지배구조, 은성수·윤석헌 '미묘한 입장 차'

금융지주 회장 '연임' 지적···은성수 "개입은 월권" vs 윤석헌 "규제 필요"

2020-10-23     김현경 기자
은성수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두 금융당국 수장들이 각종 사모펀드 손실 사태와 채용비리 사태에 책임이 있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임을 하지 못하도록 당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두 수장들 모두 법 개정을 통한 문제 해결방안 마련에는 동의했지만 지나친 당국 개입은 '관치'가 될 수 있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달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규제가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은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부실펀드 사태에도 연임에 성공한 것이 금융당국의 방관에 따른 결과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과거를 보면 저희가 개입해서 은행장, 지주 회장을 결정했던 부분은 폐해가 있었다"며 "가능한 주주들이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강 의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았음에도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손 회장 연임에 찬성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사태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연임에 성공한 점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건전하고 공정해야 될 자본시장에서 마치 황제처럼 군림하는 무소불위 권력을 갖고 있다"며 "금융지주 회장 문제는 금융당국 개선 의지에 달려있는데 당국은 수수방관하고 협조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금융위나 금감원이 지주 회장을 지정하라면 또 못할 게 어디 있겠느냐. (그러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나아갈 방향은 주주들, 임원들, 이사회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보고 있으니까 이사회에서 감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그 사이에서 금융당국의 역할도 명심하고 있지만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이런 것은 월권"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책임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책임과 권한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또 "지금 지배구조법(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방향을 잡아주시면 저희도 발맞춰 쫓아가겠다"며 "예를 들어 (회장들이) 임추위에 참가하는 것, 셀프연임 하는 부분도 여러가지로 강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