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WHO] '미흡' 정무위···펀드 집중포화 '정쟁'만, 피해자 입장 '낙제'
젠투펀드 등 사안 심각한 사태 검증 미흡 윤창현·배진교 의원 등 국감 활동 긍정 평가
국정감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라임·옵티머스 펀드가 집중 조명됐으나 일반 피해자 구제 등 심도 깊은 논의와 검증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서울파이낸스 특별취재팀이 국회 정무위 국감을 종합해 보았습니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특별취재팀] 26일 마무리된 정무위 국감에서 단연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비중있게 다뤄졌으나 정쟁으로 치우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한편 피해자 구제책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지적됩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단군 이래 최악의 금융사기이자, 정관계 인사도 다수 연루됐다는 점에서 국감 최대 이슈 였습니다. 이에 사모펀드 사태를 더 깊게 다뤄 국민적 의혹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야 간 정쟁의 방편으로 기울었다는 지적입니다. 다수의 일반 피해자 입장에서 이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뤘어야 했다는 점이 미흡사항으로 꼽힙니다.
또한 라임과 옵티머스에 집중되면서 상황이 더 심각한 젠투펀드와 같은 사건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것도 지적됩니다. 기관투자자들이 많아 세부적인 투자내역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해결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죠.
삼성생명 암보험금 지급 문제도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습니다. 암보험 문제는 대법원에서도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줬는데,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보험사를 너무 압박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왔습니다. 대법원 판례를 무시한다면 대법원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는 것이죠.
깊이 있게 사안을 다룬 의원으로는 국민의힘 소속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공세적인 입장이 작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관록의 경제학 교수 출신답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윤 의원은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국민적 의혹인 옵티머스 펀드 자산 회계 실사 결과를 빨리 내놓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부정채용자 근무 현황과 4대 시중은행 영업점 폐점에 따른 문제점 등을 짚었습니다. 특히 대법원 유죄 인용 부정채용자 61명 중 41명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시중은행의 채용비리 사건의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해 금감원과 우리은행에 부정채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 출신답게 핵심 사안을 꿰뚫은 한편, 질의 때 절제된 말투로 조목조목 질문해 대답을 유도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윤 의원은 증인 출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와 만난 적이 있는 지 확인했습니다. 옵티머스운용과 NH투자증권을 연결해 준 '키맨'으로 본 것이죠.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발생된 문제에 대한 지적 뿐만 아니라, 이후의 개선방안을 함께 마련해 제시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의원은 금산법 10조를 들어 옵티머스는 적기시정조치로 긴급조치를 했지만, 라임은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이 없다며 개선방안으로 금융투자업 규정 제3조35조(긴급조항)에 있는 조항들을 자본시장법으로 올려 법적으로 명확하게 하고, 판단기준을 구체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개선책을 내놓았습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매년 보험에 관심을 가지며 문제를 지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올해도 암보험금 문제를 지적하며 암보험금 부지급 피해는 금감원이 책임 없이 방치해서 생긴 문제라고 했습니다. 뚜렷한 기준을 정해주지 않고 자주 바뀌어서 2018년도, 2017년도에 보험금 타는 기준이 달라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입니다.
보험 사안은 대부분 깊이있게 다룬 의원이 없었으며 이용우 의원이 금융위 국감때 '삼성생명법'을 잠깐 거론했으나 통과를 지지해달라는 수준에서만 언급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위원장 유의동)’를 구성해 윤창현 등 소속 의원들이 옵티머스 관련 문제를 집중 파헤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위 위원장인 유의동 의원은 사모펀드 전수조사 진척 속도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지적했습니다. 라임 때 4개 펀드 검사에 금감원 5명이 투입돼 4달이 걸렸고, 옵티머스는 4명이 투입돼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부분에 대해 꼬집었습니다.
가계부채가 크게 늘면서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대출 총량을 관리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DSR 규제 관련 질의를 이어나갔습니다. 실제 상환 능력을 파악하는 방향으로 DSR을 규제해야 한다는 오 의원의 주장은 대출자와 금융사의 건전성을 모두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오 의원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정무위 국감은 전반적으로 정쟁으로 치우쳐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정무위에서 다뤄야 할 제도개선과 펀드 피해자인 국민 입장에서 사안을 꼼꼼히 다뤘다 하기에는 미흡한 국정감사였다는 게 취재진 중론입니다.
특별취재팀=남궁영진·김현경·우승민·이진희·박조아·김태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