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硏 "HUG 주택보증 독점 심각···경쟁체제 도입 시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 공제조합 설립방안' 공청회를 열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 분양보증 독점이 무주택서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문제를 부작용이 크다고 10일 밝혔다.
주산연은 이날 공청회를 통해 HUG 분양보증 독점에 따른 부작용으로 △주택사업 지연 및 중단 △주택공급 차질 및 청약과열 △주택시장 불안확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적절한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UG는 지난 2017년 3월 보증리스크 관리 명목으로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기준'을 발표하고 분양보증 업무를 독점하고 있으며, 이는 법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분양가 심사를 진행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보증서 발급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분양가격을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보증처리기준' 제정 직전 2개 연도의 보증사고 건수는 몇 건에 불과해 사실상 손실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HUG의 분양보증 독점 탓에 사업추진이나 분양을 미루고 있는 물량이 수도권에서만 10만호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특히 서울과 그 인접지역에서는 인근 시세 대비 30% 이상 분양가를 인하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신규 분양 물량이 희박한 상황에서는 분양 경쟁이 과열되고 로또분양에서 탈락한 이들은 재차 재고시장으로 돌아서 매매·전세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각종 부작용을 야기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HUG가 보증사고율 하락 및 회수율에 따라 보증수수료율을 적기에 인하해 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각종 명분을 내세워 수수료 인하를 거부하는 등 민간기업이 아님에도 5년동안 두 배 이상의 보증수수료 수익 증가를 실현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HUG의 총 보증 발급규모 175조3000억원 중 주택분양보증은 54조8000억원(31.3%), 총 보증잔액 410조7000억원 중 주택분양보증이 162조5000억원(39.6%)으로 나타나는 등 보증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주산연은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현행 각종 보증수수료를 30~70%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HUG 보증수수료는 HUG의 보증손실을 고려하더라도 주택분양보증 43%, 주택임대보증 41%, 조합주택시공보증 및 임대보증금보증 78% 수준을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주산연은 분석했다.
현재 주산연은 내년 7월1일 출범을 목표로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는 경쟁체제 도입으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며, 주무부처와 수시로 소통이 가능한 주택사업자 단체가 공제조합을 설립하고, 단계적으로 3~5년 뒤 전면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보증수수료 인하는 주택건설비용 및 분양가 인하로 이어져 수분양자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라며 "독점으로 인한 폭리구조를 시정하고 보증수수료를 적정화시킬수 있는 경쟁기관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