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판교 행복주택' 통해 본 공공임대주택 관리비 논란
임대주택 관리비 적정·형평성 국감서 단골 메뉴 분양주택에 비해 임대주택 대다수 관리비 비싸 텅 빈 공용공간, 만들어져도 주민들 '유료' 사용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주거취약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높은 관리비가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10월에 입주한 성남 판교 행복주택의 높은 관리비는 주민 공용 커뮤니티 시설 확대와 인건비가 원인이 됐다.
14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주거전용면적기준 1㎡당 전국평균 공용관리비는 임대 아파트가 1307원으로 분양 아파트 1089원보다 20%(218원) 더 비쌌다.
임대주택의 관리비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였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자료에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중 영구임대주택의 관리비는 1㎡당 1051원이고, 행복주택은 1068원이었다.
최근 입주한 성남 판교 행복주택 입주민들은 임대주택 내에서도 판교 행복주택이 특히 관리비가 비싸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남판교 경기행복주택은 주거 사다리 정책의 일환으로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추진한 사업이다. 판교 행복주택의 A씨는 최근 월세의 2배가 넘는 관리비 통지를 받았다. 월세는 약 8만원인데, 관리비가 11~12월 두달 연속 20만원이 나왔다.
이에 대해 GH 관계자는 "판교 행복주택의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공동체 활성화'와 '주민편익 증진' 등 입주민 편의와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기존 공동주택보다 편의시설을 대폭 확대하였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판교 행복주택 내에는 공동주방시설인 오픈키친이 무려 9곳, 공동작업실 6곳, 탕비실처럼 주방시설을 갖춘 사랑채 5곳, 안쓰는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계절창고 6곳, 헬스장 3곳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세미나실, 오픈 도서관, 공용세탁실도 있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불만이다. 입주민 B씨는 "지난해 10월에 입주했지만 공동주방시설은 현재 아무것도 없다"며 "이를 나중에 유료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데, 관리비도 내고 유료로 사용하면 관리비가 2배로 드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300세대 중 대다수가 만39세 이하 청년들인 판교 행복주택 입주민들은 다른 곳과 비교해도 인건비 관리부담액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입주민 B씨는 "다른 언론사를 통해 한남더힐보다 비싼 공용관리비라고 이야기 했더니, 사람들이 그래도 월세가 저렴하지 않냐고 반문하는 데 주변 임대주택에 비해서도 비싸다"고 강조했다.
판교 행복주택은 11월에 1세대당 관리인 인건비 부담액이 약 7만5406원이다. 판교 행복주택은 세대수가 300세대며, 관리인이 5명정도다. 이에 대한 인건비가 11월에 2262만원이 나왔다.
그러나 동탄2LH행복주택 35단지는 900세대라 7명의 관리인이 고용돼 있다. 그러나 총 인건비가 2460만원으로 판교 행복주택과 20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세대 수가 많아 이를 나누면 1세대당 2만7401만원만 내면 된다.
판교 행복주택보다 세대수가 적은 수원 광교 행복주택은 또한 5명의 관리인이 있다. 그러나 인건비가 1179만원이 나왔다. 204세대로 1세대당 관리비는 5만7800원가량이다.
정용찬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편의시설로 주거환경이 좋아졌을 지언정 관리비와 월세가 주변이랑 비슷하다면 주거취약계층을 위한다는 임대주택의 목적과는 맞지 않는 상황이 초래된다"며 "판교 행복주택의 관리비가 유독 비싸긴 하나, 결국 행복주택 구조상 관리사무소를 입차인들이 선정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