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토스증권, MTS 출시 임박··증권사간 경쟁 심화될까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핀테크(금융기술)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이 올해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토스증권의 출범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른 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각 증권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올해 안에 국내 주식과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MTS를 출시할 계획이다"라며 "현재 출시와 관련해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 해 줄수는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2월 카카오페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대해 대주주 적격승인을 받은 이후, 계열사 편입을 완료하고 변경한 바로투자증권의 새이름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분 60%는 카카오페이가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당시 '브로커리지 시장 진출은 검토 중'이라며 MTS 출범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 계좌개설자가 320만명을 돌파하고, 3명중 1명 꼴로 펀드에 가입하는 등 투자에 관심을 갖는 개인들이 증가하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출범 당시 카카오페이증권은 첫 투자를 하는 고객들을 위해 간접투자상품인 펀드로 투자경험을 쌓게 해주고, 이후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도록 주식서비스를 하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사 같은 경우 연령별로 타겟팅을 할수 있는 사업군이 아닌 만큼, 단순히 젊은층 공략이 아닌 투자의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MTS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타 증권사와는 타겟이나 접근방법에서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도 카카오페이 플랫폼과의 연계성을 기반으로 기존 MTS와 차별성을 둘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뒤를 이어 올해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증권도 연내 MTS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토스증권의 MTS도 토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증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증권은 토스 이용고객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2030세대를 주력 고객층으로 타겟팅하고 있다. 토스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 증권사들의 MTS가 서비스 중인 모든 기능을 재설계해 보다 쉽고 간편한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복잡한 설치가 필요한 HTS 대신 모바일 환경에 집중하고, 토스 플랫폼처럼 누구나 간편하게 사용하면서도 모든 서비스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 토스증권의 HTS는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마무리 테스트를 통해 빠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핀테크 증권사들의 MTS가 연내 출시를 예고하면서 기존 증권사들도 기존 MTS서비스를 리뉴얼 하는 등의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해외주식 매매 시스템인 '프로베스트K글로벌' HTS와 '윈케이' MTS를 리뉴얼했다. 이를 통해 거래 가능 국가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를 추가하고 미국시장 거래시 환전절차 없이 바로 원화거래가 가능해지며, 장 전후 거래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서비스'를 리뉴얼 오픈했다. 프라임서비스는 프라임 어드바이저가 온라인과 유선을 통해 1대 1 맞춤 투자상담과 추천 종목 및 금융상품 등을 제시해 주는 서비스로 대신증권의 MTS나 HTS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해외주식 거래 고객이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미국주식 투자 솔루션 '미국 주식 월배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나이트홈 모드로 매일 오후 6시에서 오전 6시 사이 전환되는 플랫폼도 선보이고 있다.
KB증권은 줌인터넷과 설립한 합작회사인 '프로젝트바닐라'도 MTS 구축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토스증권이나 카카오페이증권과 달리 증권사와 고객 중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바닐라에서 주식매매를 하면 KB증권 계좌로 거래가 이뤄지는 형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증가했고, 이에따라 각 증권사들이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기존 증권사의 전략적 고민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