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지폐수명 증가···5만원권 14년6개월 쓴다

현금 사용 줄고, 비대면 거래 늘면서 연장

2021-02-07     김희정 기자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5만원권 신권이 발행 후 소용을 다 할 때까지 14년 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보다 유통수명이 1년 늘어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지폐의 유통수명이 늘었다.

7일 한국은행의 2020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에 따르면 5만원권은 174개월(14년6개월)이었다. 1만원권이 130개월(10년 10개월), 5000원권과 1000원권은 나란히 60개월(5년)이었다.

1000원권과 5000원권 등 저액권은 주로 물품·서비스 구매, 거스름돈 등의 용도로 자주 쓰이다 보니 고액권보다 상대적으로 유통수명이 짧았다.

화폐 유통수명은 신권이 한은 창구에서 발행된 후 유통되다가 더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다시 한은으로 돌아올 때까지 걸린 기간을 말한다. 한은은 은행권 표본의 기번호(고유번호) 정보를 이용해 유통기간을 추산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 각 은행권의 수명은 모두 2019년보다 늘었다. 5만원권이 12개월, 1만원권이 3개월, 5000원권이 11개월, 1000원권이 7개월 연장됐다. 이는 비(非)현금 지급수단 사용 확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 안전 자산 비축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나라마다 수명 추정 방식이 달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은행권 수명은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액권끼리 비교하면 5만원권 수명은 비교 대상 8개국 가운데 영국(50파운드·492개월), 호주(100달러·330개월), 미국(100달러·275개월), 스위스(1000프랑240개월)에 이어 5번째로 길었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로 쓰이는 주요국과는 달리 상거래와 경조금, 용돈 등 개인 간 거래에서 널리 사용됨에 따라 5만원권의 수명이 더 짧은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