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순매도 나선 연기금···"30조 더 팔 수도"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국내 주식을 연일 순매도하고 있다. 연기금은 최근 3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개인투자자들이 연기금이 던지는 물량을 받아내고 있는 가운데 연내 30조원의 추가 매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9일까지 2236억원 순매도하며 31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09년(8월 3일~9월 9일)의 28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깬 역대 최장 기록이다.
총 매도 금액은 10조4905억원에 달한다. 특히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한 2020년 6월 이후 현재까지 연기금은 18조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또 올 들어 일평균 순매도 대금은 3766억으로 지난해 일평균 매도 속도(556억원)보다 빠르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연기금의 매도물량은 앞으로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가 고점을 높이면서 연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들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은 자산배분 비중 조절을 하기 위해 국내 주식을 당분간 매도할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비중을 늘이는 대신 국내주식 비중을 2025년까지 15% 내외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중기자산배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6.8%로 지난해 0.6%p 줄였다. 반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포트폴리오는 158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부문 내 비중이 19.6%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중기자산배분안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 비중은 2025년 말까지 15% 내외로 단계적으로 하락할 예정"이라며 "현 코스피 레벨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단순 계산 시 연말까지 추가로 가능한 연기금 순매도 규모는 30조원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연기금의 올해 하루평균 코스피 순매도 속도를 고려하면 6월초 목표 비중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순매도 속도는 6월 전 둔화될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