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LH 역할, "재개발은 성공적" vs "토지주 반발"
LH 재개발은 사업장 11곳, 신흥2구역 '성공적' 성공사례 축적으로 신뢰도 상승이 해결방안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2.4 공급대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택관련 공기업의 역할이 커지면서, 정비사업 추진 등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H는 택지개발 외 재개발에서도 디벨로퍼로써 역할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4 주택공급 대책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4 대책으로 공공의 역할이 커졌다. 이번 대책으로 공공이 해야할 주요 역할은 △토지주 동의 유도를 위한 토지주 추가 수익 보장와 확실하고 빠른 사업시행 확약 △사업성 및 포용성 확보를 위한 도시·건축 규제 완화 △조속한 사업 시행을 위한 인허가 기간 단축 등이다.
이에 LH는 이번 대책에 발맞춰 수도권 주택공급 특별본부를 2처 4부 체제에서 3처 12부로 확대 재편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일반 택지 개발과 달리 정비사업에서 빠른 사업시행을 하려면 갈등을 조정하는 등 능력이 필수적인데, 공공인 LH가 그런 조건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 또한 "토지주나 조합원들은 LH를 좋아하지 않는데, 사업진행이 빠르게 될리가 있냐"고 꼬집었다.
현재 LH가 진행하고 있거나 완료된 재개발사업은 11곳, 2만2653호다. LH 관계자는 "재건축은 없지만 재개발 사업은 진행 중이며,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은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LH가 시행자로 들어갔던 경기 성남 신흥2구역 재개발 사업은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로 재탄생했다. 총 공급 물량은 4774호였고 이 중 분양 3962호, 공공임대 812호다. 시공사는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는 아파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GS건설과 대우건설이다. 이에 청약경쟁률은 평균경쟁률 29대1, 최고경쟁률 76대 1을 기록하면서 1순위 해당지역에서 모두 마감됐다.
신흥2구역은 소유자 2120명이었다면, 세입자 5630명으로 정비사업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는 '이주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LH는 순환용주택(공공임대)을 활용해 세입자의 둥지 내몰림 현상을 방지해 이주문제를 빠르게 풀었다는 것이다.
신흥2구역 뿐만 아니라 LH가 참여한 안양 덕천 재개발사업은 '래미안 메가트리아'로 거듭나면서 안양 덕천의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고 있다.
LH의 재개발 성공 사례에도 불구하고, 2.4 공급대책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양지영 R&C 소장은 "공공은 아직까지 시장에서 주택의 품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공공주택의 품질 인식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 품질 문제와 더불어 LH는 토지주들부터 '신뢰도'를 올려야 한다. 2.4 대책에서 새롭게 생긴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조합이 없는 상황에서 진행하다보니 주요 사안에 대해 토지주들과 협의한다기 보다 토지주의 의사결정 권한이 대폭 축소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토지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또한 현재 정부는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2년 의무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여되지 않는 이익이 있다고 하지만, 토지주의 추가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세부사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장에 따라 마땅한 사업수단이 부재하면, 공공에 대한 신뢰가 아직 부족해 오히려 민간으로 빠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토지주 추가수익 보장과 관련된 세부 사안이 확정되고, 공공 직접 정비사업에 대한 성공 사례가 축적 돼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기 전까지,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은 제한적인 참여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대책은 신도시 개발에 비해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지만,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려는 것은 언젠가는 걸어가야 할 길이었다"며 "비판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