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가 산재 책임져라"···이낙연의 '포스코 때리기', 왜?
"포스코 산재 반복되는데도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 작심 비판 최 회장 취임 후 14명 사망···CEO의 안전 강조에도 사고 반복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언급···3월 주총 '연임' 제동 걸리나?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에서 산재사고가 반복되는데도 안전조치를 취하기는 커녕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되는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포스코 광양제철, 포항제철 등에서 5년 동안 42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경영자가 책임지고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유력한 잠재적 대선후보인 여당 대표가 당의 공식회의에서 특정 기업을 콕집어 거친 표현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논란 등을 의식한 '작심 발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의 '포스코 때리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포스코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민기업이 되도록 스튜어드십코드를 제대로 시행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확정지어 놓고 3월 정기주총에서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최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주총이라는 요식행위만 남겨둔 상태. 이같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까지 언급한 것은 최 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최 회장의 연임이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에서는 2018년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산재로 직원 14명이 사망했다. 특히 최근엔 3개월새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2월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3소결공장에서 포스코 협력사 하청업체 직원 1명이 집진기 보강공사를 하던 중 부식된 배관 파손으로 추락해 숨졌다. 같은 달 23일에는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이 야간근무 출근 도중 제철소 내 도로에서 25톤 덤프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이달 8일에도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언로더를 정비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설비에 몸이 끼이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제철소 방문 현장 등을 통해 '안전'을 강조해왔다. 이달 3일에는 경영방침을 '생산우선'에서 '안전우선' 프로세스로 전환하고,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을 시행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그럼에도 중대재해가 계속 반복되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포스코 노조 측은 "회사는 1조원 이상을 들여 작업 현장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집진기 등을 제외하면 별로 달라진 것을 느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이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 포항제철소 사업장 전반 안전보건조치를 감독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331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1조3157억원을 투입해 현장의 작업환경을 개선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