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긴급 임원회의 소집···거취 밝히나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회의 소집 배경과 함께 거취 문제를 밝힐지 여부가 주목된다. 외부에서는 라임·옵티머스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고, 내부에서는 채용비리 연루자 승진 사태로 자진사퇴를 요구 받는 상황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윤 원장은 5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했다. 통상 주례 임원회의가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오는 5월 임기만료를 앞둔 윤 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밝힐지 주목하고 있다. 2018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받던 최흥식 전 금감원장 역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전격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윤 원장이) 현재 업무보고도 급한 일이 아니면 받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윤 원장은 현재 '사면초가'에 처한 형국이다. 전날 금감원 노조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원장은) 더 이상 금감원을 욕보이지 말고 자진사퇴하기 바란다"며 "5일 금요일까지 거취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만약 사퇴하지 않고 버틴다면 무사히 퇴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윤 원장의 문제를 검찰·경찰 등 사정당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 개인에 대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최근 정기 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돼 내부징계를 받았던 직원 2명이 부국장·팀장으로 승진하자 성명을 내는 등 반발해왔다. 윤 원장의 과거 이력은 물론, 그가 올 초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난 것도 '정치행보'로 규정하고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윤 원장은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등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책임을 판매사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인사 문제의 경우 징계에 따른 불이익 부과 기간이 지났고,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조치했다는 입장이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거취 문제를 밝히기 보단 내부결속을 다지는 메시지를 내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한편 금감원 공보국은 회의 소집과 관련해 "내부 일정을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