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CEO 연임 행렬···"호실적 뒷받침"
JT·JT친애저축은행 대표, 연임 사실상 확정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주요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대부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면서 디지털 혁신, 비대면 채널 확대 등 관련 경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JT저축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달 25일 최성욱 대표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단독추천했다. 지난 2012년 JT친애저축은행 경영본부장을 거쳐 2015년 JT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오른 최 대표는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하며 6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왔다.
JT저축은행 임추위는 우수인재 확보와 전문가 육성, 리스크관리 및 심사역량 강화 등을 통해 회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최 대표를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 연임은 이달 중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번 재신임에 따른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박윤호 JT친애저축은행 대표이사의 연임도 사실상 확정됐다. JT친애저축은행 임추위는 지난 2월 박 대표를 차기 CEO 후보자로 추천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JT친애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취임, 상근감사위원을 맡았던 경험을 토대로 경영 전반적인 리스크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되면, 박 대표는 내년 3월까지 1년 더 회사를 이끌게 된다.
다른 저축은행 사령탑들도 대부분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저축은행의 첫 외부출신 CEO인 오화경 대표는 이달 중으로 정식 선임되며, 이에 앞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와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지난해 3연임이 확정됐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다음주 임추위를 통해 임진구·정진문 각자대표이사 사장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SBI저축은행의 주주총회는 이달 셋째 주 중으로 계획돼 있다.
이들 CEO의 연임 뒤에는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저축은행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가계신용대출 확대 등으로 순이익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357억원) 대비 9%(846억원) 늘었다. 대출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3934억원) 늘어난 3조7004억원을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85조3000억원을 기록, 2019년 말(77조2000억원)과 견줘 10.6%(8조1000억원) 불어났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리더십을 선호하는 저축은행업계 분위기도 연임 행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금융환경 변화가 큰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이어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대표 체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은 디지털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CEO를 교체할 이유가 없다"면서 "저축은행은 CEO 임기나 나이 제한이 따로 없기 때문에 실적이나 조직 안정에 대한 성과만 좋다면 무난히 연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