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활황에 '스팩'도 인기···줄줄이 합병 성공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대어(大漁)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IPO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이 새로운 투자대안처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한국제9호스팩, 신한제7호스팩 등 총 6개의 스팩이 국내증시에 입성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상장한 스팩이 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수치다.
스팩합병은 지난 2009년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를 의미한다. 주관사가 공모를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모은 후 증시에 상장시키고, 이후 3년 내에 우량기업을 흡수합병해야 한다. 스팩의 경우 공모금액이 주당 2000원으로 동일하며, 합병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주당 2000원의 투자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스팩합병 상장은 미래 예상 실적 등을 반영한 합병가격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최소 4개월이 소요되는 공모가 수요예측이 없다. 기업의 입장에선 부진한 수요예측으로 인한 낮은 공모가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스팩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이를 통해 상장을 도모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 13개, 2016년 12개를 기록했던 스팩합병 상장은 지난해 17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들어 원바이오젠(교보8호스팩), 현대무벡스(NH스팩14호) 등 2개사가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오는 31일에는 피부미용기기 업체인 제이시스메디칼이 유안타3호스팩과의 합병 신주를 상장한다. 이 외에도 콘텐츠 제작업체인 엔피(삼성스팩2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다보링크(유안타제6호스팩), 건강기능식품 업체 휴럼(엔에이치스팩16호)을 비롯해 일승(미래에셋대우스팩4호), 윙스풋(SK4호스팩), 제이시스메디칼(유안타제3호스팩) 등 6개 기업이 합병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스팩합병을 통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스팩의 매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증권시장에 상장된 스팩 202개 중 현재까지 103개의 스팩이 합병을 완료했거나 진행중이기 때문에 평균 51%의 합병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상장 과정 등에서 변동성이 없고, 공모자금의 변동성 등도 없어 기업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상장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팩의 수명은 3년인데, 그동안의 경험을 미루어봤을때 상장 이후 2년 정도가 지났을 때 합병이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며 "지난 2019년에 30개의 스팩이 상장했고, 이는 2017년과 2018년 상장한 20개보다 많은 갯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따라서 2년 후인 올해의 경우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스팩을 통한 상장이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스팩은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할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