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프로포폴' 수사심의위 "수사 중단" 권고...檢 "의견 검토"(종합)
기소 여부 놓고는 찬반 '동수'로 권고 의견 못 정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소 여부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가 반으로 나뉘어 권고 의견을 정하지 못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수사팀은 심의 의견을 종합 검토해 최종 처분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수사심의위는 26일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해 이 같은 의견을 검찰 수사팀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15명 중 검찰 측이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한 1명의 위원이 기피돼 14명이 표결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8명이 계속 수사에 반대했다. 나머지 6명은 찬성 의견을 냈다. 다만 기소 여부와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각각 7명씩 동수로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검은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추첨을 통해 분야별로 3~4명씩 15명의 수사심의위 현안위원회 위원을 선정한다. 이날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양창수 위원장 외 무작위로 추첨된 현안위원들이 참석했다. 위원장을 제외한 현안위원 15명 중 1명이 기피결정 되고 나머지 14명이 심의대상 사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에 불법성이 있는지를 놓고 검찰과 이 부회장 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과도하게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주장했고, 이 부회장 측은 의사의 소견에 따라 정상적으로 투약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양측은 30분씩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양측 모두 1시간가량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들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을 듣는 시간도 이어졌다. 설명과 질의응답이 끝난 뒤 위원들은 별도 토론 없이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여부에 대해 동시 투표를 진행했다.
이 사건은 이 부회장이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공익신고가 국민권익위에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권익위는 지난해 1월 공익신고 자료와 수사의뢰서를 대검찰청에 전달했고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배당됐다.
이에 이 부회장은 검찰 수사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 받기 위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수사심의위는 검찰 외부 인사들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이번 수사심의위 결론에 대해 검찰 수사팀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와 검찰 수사심의위의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물산 불법 합병 의혹과 관련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바 있다. 수사심의위는 불기소를 권고했으나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객관적 증거가 명백하다며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