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AA급' 현대차證 최병철 사장의 '마부정제'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코로나19 국면에서 호실적을 이룩한 가운데, 현대차증권의 존재감이 단연 눈에 띈다.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와 수익성, 재무건전성 등 3박자가 어우러지며 신용등급 'AA'급 증권사로 도약했다. 여기에는 취임 1년 만에 '역대급' 실적을 이끈 최병철 사장의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15억원, 당기순이익 9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6%, 31.8% 증가한 수준으로,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약 200억원에 달하는 CERCG관련 일회성 충당금 비용을 반영하고도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다방면에서의 선전이 '깜짝실적'으로 이어졌다. 우선 WM(자산관리) 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처음으로 전 지점 흑자를 달성했다. 코로나19 환경에서 우호적 시장 상황이 맞물린 가운데, 일찍이 비대면 채널 경쟁력에 집중한 점이 빛을 발했다.
IB(기업금융) 부문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e커머스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미리 국내 물류센터 등 양질의 딜에 주력, 해외 딜 감소분을 만회했다. PI(자기자본투자)는 기존에 투자한 국내외 우량 자산으로부터 안정적 배당 수익과 평가 손익을 거둬 호실적에 일조했다.
현대차증권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추세와 자본적정성 등을 인정받아, 최근 한국기업평가를 비롯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A'급을 부여받았다. 이는 자기자본 규모가 큰 키움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라는 이름 외의 인지도는 낮아, 평범한 증권사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병철 사장이 수장에 오른 첫해 최대 실적을 이끌면서 비로소 주목되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된 환경에서 고객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세분화된 고객 특화 서비스 확대, 고객수익률 관리 등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금융 플랫폼 편의성 제고를 높이고,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또,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 등을 미연에 예방하고자 불완전판매 예방교육 강화, 고위험상품 모니터링 확대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주력했다.
또, IB 대체투자, 퇴직연금 등 강점을 보여온 사업부문은 그 우위를 더욱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아울러 해외주식 서비스 외 시장상황,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리테일 수익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했다.
최 사장은 그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도 최대 실적을 재차 갈아치우고자 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고 증권업계 디지털 경쟁이 심화하는 환경 속에서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한 기민한 시장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포스트 코로나 IB 딜을 발굴하는 등 IB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미래 신규 사업을 끊임없이 모색할 계획이다. 고객 최우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예년처럼 소비자 보호 및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대내외 경영 위험에 선제 대응한다. 이들을 방점에 둔 조직개편을 최근 실시했다.
"'마부정제'(馬不停蹄)-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
최병철 사장이 지난해 취임 후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포부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전 임직원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는 의지의 강한 표현이었다. 최병철호(號)가 올해 '제 2의' 도약을 위해 어떻게 멈추지 않고 달려나갈지 자못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