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업'으로 진화하는 카드社···"동맹 강화"

카드사, 통신·유통 등 타 산업과 '데이터 합종연횡' 활발 제휴·PLCC·데이터 댐···전략도 '각양각색' "전통적 수익 구조 한계···데이터 사업 더 커진다"

2021-04-27     유은실 기자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전통적인 '수수료 사업자'로 인식되는 카드업계가 '데이터 기업'으로 거듭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통신·유통 등 타 산업과의 합종연횡으로 데이터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이마트24와 데이터 사업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빅데이터 활용 협업을 진행한다. 특히 양사는 △데이터 교류 및 분석 △빅데이터 기반 공동 리서치 및 데이터 판매 △삼성카드 'LINK파트너'를 통한 빅데이터 기반 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올해 빅데이터 마케팅 플랫폼인 'LINK 파트너'를 오픈하고 이른바 데이터 동맹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제휴사가 LINK 파트너 플랫폼에 접속해 고객 타겟팅과 시뮬레이션, 모니터링 등 마케팅 전 과정을 제휴사가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금융 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중심에는 도메인 갤럭시·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확대 전략이 있다.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일대일 협업으로 해당 브랜드를 카드 전반에 녹인 상품을 말한다. 협력사와 동등하게 데이터 은하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파트너사 간 데이터 기반 마케팅 협업 플랫폼인 '갤럭시 노스(Galaxy North)'도 이용한다. 이 플랫폼 안에서 각자의 데이터는 공유하지 않으면서도, 상호 간의 교차 또는 공동 마케팅은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본인의 역할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트너의 마케팅을 기획하고 타깃 고객을 제안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현대카드의 디지털 동맹 대열에는 유통·항공·모빌리티 등 다양한 기업이 존재한다. 이마트를 필두로 기아차·이베이·SSG닷컴·스타벅스·배달의민족·무신사 등 모두 12개의 업체와 PLCC를 출시했다. 지난 23일 현대자동차와 현대카드가 모빌리티 라이프 혜택을 업그레이드 한 PLCC 'Hyundai Mobility카드'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23일 LG유플러스와 함께 디지털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단순 상품 제휴를 넘어 디지털 기반의 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공동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카드는 LG유플러스와 디지털 협약을 맺으면서 PLFP(상업자 표시 금융 패키지)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PLCC보다 확장된 의미로 양사간 제휴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단계다. 유샵 전용 제휴팩에 '하나머니'를 신규 제휴처로 추가하고 유샵 전용 제휴카드 'U+Family 하나카드(가칭)'는 내달 출시한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SK텔레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GS리테일, 부동산114 등 데이터 사업자들과 '민간 데이터 댐' 구축을 위한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데이터 댐은 산업 부문별로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업계는 데이터 댐이 활용하기 시작하면 산업계에 어마어마한 폭발력이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이종산업과 데이터 협력에 나선 배경에는 '미래 먹거리'가 꼽힌다. 이미 '금융데이터거래소'를 통해 데이터를 직접 팔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은 물론 오는 8월부터 금융권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되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본격 시행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뿐만 아니라 은행·증권 등 모든 금융사가 데이터 기업, IT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드사는 특히 수수료 인하 이슈, 빅테크의 지급결제업 진출 등 수익 구조를 둘러싼 환경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데이터 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