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반열 오른 반도‧IS‧대방‧엠디엠···자체사업 성공 효과 '톡톡'
반도홀딩스 토지·건물 50% 증가···"분양을 위한 토지매입" 변경되는 자체사업 룰···"경쟁방식은 대형 건설사에 유리"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반도홀딩스, 아이에스지주, 대방건설, 엠디엠 등 4개 건설사들이 자산 5조원을 넘기면서 준대기업이 됐다. 호반건설·중흥건설그룹에 이어 이들의 성장은 미분양이 드문 부동산 호황시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에 몰두한 점이 포인트였다. 다만 향후 자체사업을 통한 중견건설사들의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일각에서 예측하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자산 5조원이 넘으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기업은 8곳이다. 이 중 절반인 4곳이 건설‧부동산업에 속하는 반도홀딩스, 아이에스지주, 대방건설, 엠디엠이다.
이들이 준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자체사업 덕이다. 2015년 중흥건설그룹, 2017년 호반건설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도 부동산 호황에 따른 자체사업의 힘이 컸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실제로 미분양이 넘쳤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미분양을 찾기 어렵다. 2016~2018년 사이의 미분양 주택수는 약 5만호를 유지했지만 최근 몇년간 부동산 호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2월 기준 1만5000호까지 내려왔다. 자체사업의 경우 건설사들이 미분양의 위험성을 떠앉고 가야하지만 미분양 나는 일이 드문 현재 상황에서 시공수익과 더불어 분양수익까지 얻으며, 자체사업은 수익성이 증대되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반도홀딩스·아이에스지주·대방건설·엠디엠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자체사업에 사용할 토지 등 자산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50% 증가한 곳도 있었다.
지난해 반도건설 그룹의 자산이 4조3903억원이었지만 올해는 5조585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홀딩스는 토지 및 건물 등의 유형자산이 지난해 1623억원에서 2348억원으로 약 50% 증가했다. 대방건설의 토지 및 건물은 1126억원에서 1284억원으로 1년새 14%가량이 늘었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 관계자는 "건설사에서 분양을 위해 토지 매입을 당연한 일이다"며 "투자의 목적이라고 보다, 당연한 일을 하다보니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이번에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에스지주는 영업활동으로 이용할 토지 및 건물 등 자산은 지난해에 비해 줄었지만, 재고자산에서 용지가 4165억원에 7073억원으로 약 1.7배가량 증가했다. 이전에 사놓은 토지 등으로 자체사업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아이에스지주는 자체사업을 통한 분양수익이 2019년에 비해 12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인해서, 대형 건설사들까지 최근 적극적으로 자체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자체사업을 해왔던 중견 건설업계 자산이 커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자체사업이 중견건설사의 먹거리가 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최근 정부가 공공택지 입찰 방식을 기존 추첨제에서 건설사의 주택 품질, 임대주택 건설을 포함한 주거복지 정책 참여도 등을 평가하는 경쟁제로 변경함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추첨제 입찰방식 때문에 사실상 대형사는 공공택지에 들어가지도 못했다"면서 "아무래도 경쟁입찰 방식 등이 고려되면 대형건설사들에게 유리해지는 면이 생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