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中心' 잡고 '훨훨'
LG생건, 618 쇼핑 축제서 890억원 거둬 설화수, 에이지투웨니스 예년 이어 인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하늘길이 막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크게 준 상황이지만, 현지 온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외려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로드숍·면세점 매출 공백을 메우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엔 중국 온라인 행사 618 쇼핑 축제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선 현지에서 주목받는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 외에도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에센스 커버 팩트, 닥터자르트 마스크팩이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해당 브랜드 제품들은 사전 예약 기간에 모두 팔리거나, 매출 기록을 새로 쓰면서 중국 소비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이번 행사에서만 5억800만위안(890억원)을 벌었다.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 기준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와 숨37도, 오휘, 빌리프, VDL, CNP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70% 늘었다. 후 매출은 지난해보다 72% 늘면서 에스티로더, 랑콤, 라메르, 시셰이도에 이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카테고리 매출 순위 5위에 올라섰다.
후의 인기 품목인 천기단 화현 세트는 티몰 전체 카테고리 중 단일 제품 매출 기준으로 아이폰12, 그리 에어컨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며, 화장품 카테고리에서는 1위에 등극했다. 이밖에 숨은 지난해에 견줘 90%, 오휘는 55%, CNP는 57%, 빌리프는 68%, VDL은 209% 매출이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에선 기능성 항노화 라인인 자음생을 앞세워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은 티몰 국제 애경 플래그십 매장 기준 지난해보다 25% 성장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제품은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 팩트로 행사 기간에만 22만5000개가 팔렸다. 애경산업과 중국 왕훙(網紅·중국 온라인 유명인)인 비야가 함께 기획한 세트는 준비된 물량인 2만5000세트가 사전 예약 기간에 모두 팔리기도 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는 티몰 국제관 내 비비(BB)크림 부문에서 판매 순위 1위를 달성했다. 애경산업은 이번 행사에 앞서 시그니처 에센스 커버 팩트를 보완한 에센스 커버 팩트 마스터를 출시하고, 중국 상해에서 신제품 출시 쇼를 열며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위한 사전 준비를 펼쳤다.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남성 배우인 장빈빈을 모델로 발탁했으며, 행사 기간에는 왕훙 방송도 해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꾀했다.
애경산업 측은 "에센스 커버팩트는 고체 파운데이션 내 수분 에센스를 함유한 차별화된 제형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촉촉하면서도 커버력이 좋은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중국 매출 확대를 위한 사전 준비를 했고, 메이크업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했다.
해브앤비가 운영하는 닥터자르트 매출은 티몰 기준 1억2000만위안(2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7% 늘었다. 해브앤비는 사전 예약 판매가 시작된지 하루 만에 지난해 축제 기간 전체 매출을 초과 달성했다. 예약 판매 첫날엔 마스크팩 더마스크 제품의 티몰 플래그십 매장 라이브방송이 열렸는데, 동시간대 시청률 4위를 기록한 데 더해 방송 시작 1시간 동안 티몰 내 전체 카테고리 매출 기준 3위에 오르며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한편, 중국은 국내 업체들이 가장 많은 화장품을 수출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38억714달러(4조1669억원)로 전체 화장품 수출액의 50.3%를 차지했다. 한국 화장품은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중국인들로부터 한국 여행 필수 쇼핑 품목 1위로 꼽힐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