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안은 빙그레, 빙과업계 정상 오르나
롯데제과 누르고 1분기 매출 1위···여름 성수기 실적이 1년 농사 판가름
[서울파이낸스 천경은 기자] 빙과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빙과업계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10월 빙그레가 1325억원을 들여 해태아이스크림 지분을 모두 사들인 뒤 맞는 첫 여름이어서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롯제제과, 롯데푸드)와 승부에 관심이 쏠린다.
해태아이스크림을 안은 빙그레는 빙과 시장에서 롯데(제과·푸드)와 양강구도를 만들었다. 올 1분기엔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빙과 매출이 롯데를 넘어섰다. 여름 성수기에도 빙그레가 정상을 지킬 건지 주목된다.
서울파이낸스가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빙과 4사(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롯제제과, 롯데푸드)의 올해 1분기 실적을 확인했다. 빙그레의 빙과 매출은 111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견줘 49.7% 늘었다. 지난해 인수한 해태아이스크림 매출 268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빙그레의 1분기 빙과 매출 843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롯데제과의 빙과 매출은 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었다. 롯데푸드는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375억원으로 확인됐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1분기 빙과 부문 합산 매출은 1094억원으로 빙그레(이하 해태 포함)에 밀렸다.
그러나 1분기는 빙과업계의 비성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 계열 41.5%, 빙그레 39.5%였다. 2%포인트 차이여서 의미있는 수치로 보긴 어렵다. 롯데와 빙그레 간 빙과 시장 점유율 경쟁 결과는 이번 여름 성수기 실적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각각 독립된 법인이지만 시너지를 위해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 3월 빙그레 '슈퍼콘'과 해태아이스크림의 '마루' 시리즈 공동 모델로 걸 그룹 오마이걸을 내세운 것. 빙그레는 슈퍼콘 외에도 만우절을 겨냥해 출시했던 이색 아이스크림 멘붕어싸만코, 졸음사냥과 같이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앞세운 전략을 벌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5월 '월드콘' 신제품 까마로사 딸기를 출시하며 바닐라, 초코, 쿠키앤크림 4종으로 확장했다. 광고모델인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워 월드콘 브랜드 홍보 활동을 펼치며 올여름 빙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푸드도 7년 만에 '돼지바' TV 광고를 선보였다. 특히 에이피알(APR)과 손잡고 '돼지바X널디' 컬렉션(에어팟 케이스, 티셔츠, 양말, 슬리퍼)을 선보이는 등 엠제트(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