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영끌' 광풍에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역대 최대···41.6조 증가
가계대출 잔액 1030.4조···6월중 가계대출은 전월比 6.3조↑ 주담대 5조·기타 1.3조↑···"일시적 요인 빼면 오름세 지속"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이 41조6000억원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을 끌어모음) 등을 통한 주택대출 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41조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직전 반기(59조9000억원) 대비 상승폭은 줄어 들었지만, 지난해 상반기(40조6000억원)보다는 소폭 늘어난 모습이다.
이로써 6월중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03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월간으로는 전월(1024조1000억원)보다 6조3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 4~5월 월평균 7조3000억원 수준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당한 오름폭이다.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와 관련된 대출을 모두 포함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해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기타대출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서 5조원, 기타대출에서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및 전세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고, 앞서 승인된 집단대출 취급액도 중도금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전월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6월중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액(2조2000억원)의 경우 전월(2조3000억원)에 이어 2조원대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기타대출에서는 SKIET 공모주 청약증거금 반환 등 일시적 감소 요인이 해소된 가운데 주택 및 생활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 전환했다.
6월중 오름세는 지난 5월 감소 전환 이후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공모주 청약을 위해 대출 받았던 청약증거금이 모두 반환된 결과에 따른 것으로, 한은은 이같은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가계대출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진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5월 공모주 청약과 같은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가계대출은 꾸준히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월별 통계로는 계절성 요인이 있어 추세를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대출 증가세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상반기를 갈아치우는 등 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월중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은 SKIET 공모주 청약증거금 반환 등 전월의 일시적 감소 요인이 해소된 가운데 주택 및 생활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 전환했다.
은행권 기업대출도 5조1000억원이 늘었다. 대기업대출(-8000억원→-1조1000억원)은 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순상환했다. 중소기업대출(6조5000억원→6조1000억원)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분기말 일시상환,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오름폭은 다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