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은행 넘어 금융플랫폼 이상 추구"···공모가 '거품논란' 정면돌파(종합)

20일 IPO 기자간담회···윤호영 대표 "'뱅킹+플랫폼' 독보적" "카카오페이, 경쟁·협업 상대···기존 금융권 모바일 전환 유도"

2021-07-20     박성준 기자
윤호영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이라는 점에서 국내 은행들과 출발점이 다르다. 이는 기존 금융업계와의 차별점이자 우리만의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카카오뱅크의 기대 시가총액은 최대 18조원 안팎인데, 이는 국내 1·2위 금융지주인 KB금융(21조원)·신한지주(19조원)와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대해 기존 금융업계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등 정면돌파를 택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0일 오전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뱅크는 1등 은행 및 금융플랫폼이 아닌 그 이상을 추구한다"면서 "과거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겠다. 혁신적인 기술, 강력한 플랫폼 파워, 카카오 에코시스템 등을 활용해 금융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1위 금융플랫폼 기업임을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전체 앱 중에서 월간·주간 방문자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1615만명의 이용객·1335만명의 '앱 활성 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년 동안 연간 127%의 성장률과 100% 모바일 앱 기반 개발, 1년 5개월 만의 흑자 전환 등을 내세웠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대규모 트래픽 기반의 승자독식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대해선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밴드를 산정하면서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대출 서비스 및 기업-소비자 거래(B2C) 금융플랫폼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4곳을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7.3배에 달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평균 PBR(0.45배)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은행업종의 평가를 무시한 아전인수식 해석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높은 PBR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 공모주 시가 총액은 최대 18조5289억원까지 가능하고 △KB금융 21조2478억원 △신한지주 19조7083억원과도 견줄 수 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되고, 상한가로 이어지는 '따상'까지 간다면 시총은 48조1752억원까지 불어나게 된다. 이는 KB·신한지주의 시총 합도 넘어서는 규모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거품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하는 일은 금융과 IT가 만나는 지점에 있고,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영업이라는 특별함이 있다"면서 "100% 모바일로만 은행을 유지하는 것은 최초이자 지금까지 존재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기존 은행과는 다른 영업이익 구조, 수익성,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등 모든 면에서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내 상장 은행과의 차별화되는 부분"이라면서 "우리는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비교군 산정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와의 관계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모두 금융종합플랫폼으로써 1위 자리를 노리는 것이 카카오 형제간 제 살을 깎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카카오뱅크는 되레 경쟁과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사업자가 되고자 하는 목표는 같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업 사용권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이며, 카카오페이는 증권·보험 및 결제 게이트웨이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과거 시장에서 모바일 기반의 시장 전환에 두 회사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과거 2G 피처폰 시대에서 3G 스마트폰 시대로 변화했던 경험과 같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금융의 기준을 모바일·유저 중심으로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표는 앞으로 저변 확대를 위한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기존에 없었던 타깃인 개인사업자, 외국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며, 자본확충으로 인한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자본을 넣거나 기술을 투자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인수합병(M&A)의 경우 지분투자 또는 핀테크기업에 대해서는 합작투자(JV)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경우 올해 안으로, 늦어도 내년 초에는 내놓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100% 비대면 주담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개인신용대출, 전월세보증금대출 등도 모바일에서 100% 구현했다"면서 "주담대도 기존 장점을 살리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