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로도 공급 부족···집값 상승 계속된다"
한국주택협회, 2021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명회 박합수 KB 연구위원 "3기신도시 녹지비율↓,용적률↑"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인 3기 신도시로 공급하는 35만여 가구가 여전히 집값 잡기엔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3기 신도시 녹지비율을 낮추는 등의 물량 공급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4일 한국주택협회에서 진행한 '2021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및 주택사업 법령 설명회'에서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상승시키는 등 주택 공급을 더욱 확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인천 계양, 남양주 진접, 하남 교산 등의 3기 신도시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물량은 35만가구 정도다. 박합수 위원은 "1기 신도시인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의 공급물량이 29만여 가구 였던 것에 비하면, 3기 신도시가 더 많은 공급을 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이를 같은 선상에 두고 판단하기엔 여러가지 사회 환경들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1기 신도시는 1991년 입주를 시작했고, 공급이 계획됐던 건 1980년대이다. 1985년에 한국의 인구가 약 4000만명이었다면, 현재는 5182만명으로 1000만명 이상의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박 위원은 "인구의 차이로 인해 당시 29만가구 공급은 현재 40~50만가구 정도 공급했을 때의 파급력을 낸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작년 인구 사상 첫 감소'에 대해서 박 위원은 "인구 감소와 주택 수요 감소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못 박았다. 서울의 인구가 줄어도 1인 가구 등 생활 전반의 변화로 오히려 가구 수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빗대며, 가구수 증대로 인해 집에 대한 수요를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현재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도 택지를 통해 대량 주택 공급 부족을 꼽았다.
입주한지 약 10년이 넘어가는 성남 판교, 화성 동탄, 수원 광교 등 2기 신도시는 약 55만가구로 현재 계획된 3기 신도시 보다 많은 물량이다. 심지어 2010년대에는 2기 신도시로 불리지 않았던 택지지구 공급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보금자리 주택지구인 하남 미사, 남양주 다산, 고양 덕은 지구 같은 곳에 약 21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됐다.
2기 신도시와 보금자리 택지지구로 공급한 물량은 약 70만가구가 넘어, 2010년대 중반에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 될 수 있었다고 박 위원은 해석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때부터 대규모 택지 공급을 거의 하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도 초반에 이와 같은 공급 대책을 소홀히 여겨 주택 공급 사다리가 사라져 집값 상승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로 서울 내 재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정비사업이 물꼬를 트지 못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3기 신도시의 녹지 비율이 평균적으로 33%인데 이 부분이 너무 많다"며 "1기 신도시는 약 20%에 정도 였기 때문에, 이정도 규모로 녹지 비율을 줄이고 용적률을 공급 확대에 더 집중해야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편, 박 위원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하반기 주택 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